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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 Interview] 최고의 결과를 위한 끝없는 노력, K-POP의 현재 보고서 Anchor를 만나다

2021.04.01. Artists

음악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추구하는 따뜻한 감성과 세련된 프로듀싱 능력을 갖춘 프로듀서 Anchor <앵커>는 2021년 3월 발표된 가수 비의 미니 앨범 <PIECES by Rain>의 타이틀곡 <Why Don’t We>의 작곡과 믹스 작업을 맡기도 했습니다. SEVENTEEN, BUMZU, 한동근, NU’EST, Fromis_9 등의 아티스트와 꾸준히 작업하며 멋진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앵커를 만나 그의 음악 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GL: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앵커: 안녕하세요. 저는 프리즘필터의 이사 겸 헤드 프로듀서이자 프리즘필터 MIXLAB의 메인 엔지니어로 활동하는 앵커입니다. 최근에는 드라마 음악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GL: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앵커: 스케줄이 빈틈 없이 가득 찬 감사한 요즘을 보내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작업과 믹스, 그리고 프리즘필터를 운영하면서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매일 아침 감사함을 마음에 새기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GL: 지난 3월에 발표된 비의 신곡 작업을 하셨어요. 먼저 그 얘기를 들어보고 싶은데요, 비와의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앵커: 작년 여름에 SIK-K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저와 범주에게, 정말 중요한 작업이 있는데 도와줄 수 있느냐고요. 그다음 날 만나서 비 선배님 작업 얘기를 듣게 되었는데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그 당시 <깡>이 역주행하고 있었고, <깡 REMIX>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었거든요. 인생에 몇 번 오지 않을 기회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고 그 이후로 범주와 같이 며칠 동안 곡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면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GL: 고민 끝에 결정된 곡의 아이디어는 무엇이었나요?

앵커: 현대 음악에선 비주얼을 빼고 생각할 수가 없잖아요.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곡의 내용을 고려하듯이, 저희가 만든 곡으로 비 선배님이 하실 퍼포먼스부터 이 곡의 뮤직비디오까지 생각하면서 작업했어요. 최대한 고급스러우면서도 퍼포먼스를 강조할 수 있게 말이죠. 고민 끝에 결정한 곡의 가치이자 목표는 현재와 미래를 한 곡에 담는 것이었습니다.



GL: 그렇게 탄생한 곡이 타이틀곡 <Why Don’t We>군요?

앵커: <Why Don’t We>라는 곡을 처음부터 타이틀곡으로 확정 짓고 출발한 건 아니었어요. 곡 작업을 시작할 때 단지 ‘비’라는 최고의 아티스트에게 어울릴 만한 곡을 꼭 만들고 싶었습니다. 저희는 ‘울고 있는 나의 모습, 바보 같은 나의 모습’이라는 가사를 보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키워온 세대니까요. 먼저 아티스트에게 퍼포먼스를 극대화할  가능성을 열어주고 싶었기 때문에 프로그레시브 하우스 장르의 요소를 구현했어요. 도입부에는 스트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 주려 했고, 음역과 보이스 톤을 고려하며 현시대에 알맞은 탑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코러스에서는 퍼포먼스를 극대화할 음악의 반전을 꾀했어요. 정말 재미있게 작업에 매진했고, 그 시간이 지금은 추억으로 남았어요. 비 선배님, 함께 작업한 모든 프로듀서, SIK-K, 그리고 <Why Don’t We>라는 곡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남기고 싶어요.


GL: 믹스도 직접 하셨죠? 

앵커: 네. 끝까지 신경을 쓰고 싶었고, 이 곡에 대해 최고의 엔지니어가 되어주고 싶었어요. 모든 작업 하나하나에 마음이 참 많이 갔던 곡이에요. 믹싱 막바지 무렵에 비 선배님이 직접 오셔서 함께 모니터하고 의견을 나누며 마무리 지었는데, 여러 의미로 참 멋있어서 기억에 남습니다.


GL: 믹싱에서 어떤 요소를 제일 신경 쓰셨나요?

앵커: 비 선배님의 보컬 톤이 워낙 유니크하잖아요. 보컬 톤을 현대적으로 만들고 보컬을 감싸는 소스의 톤을 완성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 후에는 퍼포먼스 장르에 맞게 시작부터 화려한 안무가 등장한다고 들어서 리듬감에 가장 많이 신경 썼고, 코러스에 메인이 되는 베이스에도 신경 많이 썼죠. 곡을 만들면서부터 각 소스의 사운드를 완성하며 작업했기 때문에 믹싱 단계에서 많은 프로세싱이 필요하진 않았어요. 실제 사용한 플러그인도 보시면 UAD Chandler Limited Curve Bender <UAD 챈들러 리미티드 커브 벤더>와 Zener Limiter <제너 리미터>, Sound Toys <사운드 토이>의 Little Plate 5 <리틀 플레이트 5>, GULLFOSS <굴포스>, Goodhertz <굿헤르츠>의 Midside <미드사이드>, 리버브로는 UAD Lexicon 480L <렉시콘 480L>과 보컬에는 Vahalla <발할라>정도만 사용해서 작업했습니다.



GL: 정말 멋진 경험이셨을 것 같아요. 음악 씬에는 어떻게 입문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앵커: 십수 년도 더 된 얘기네요. (웃음) 20대 초반에 엔터테인먼트 소속 막내 작곡가로 있었습니다. 요즘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시엔 새끼 작곡가라는 게 있었어요. 선배들의 심부름을 도맡아 하고, 데이터를 정리하거나 샘플을 분리하는 일을 담당하는 역할이었죠. 그때는 Splice <스플라이스>같은 시스템이 없을 때라 선배들이 샘플 루프가 담긴 CD를 구해오면 킥과 스네어 하이햇 등등 샘플을 하나하나 분리하고 정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그 경험을 토대로 저희 회사에 데이터 관리를 시스템화했으니 도움이 되는 경험이었죠. 고충도 많았고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은 부분이 많습니다. 


GL: 프로듀서 범주와는 인연이 오래되신 것 같아요.

앵커: 정확히 10년 되었네요. 범주는 한영애 선생님의 세션 활동을 통해 만나게 되었어요. 저는 엔지니어와 오퍼레이터를 맡고 있었고 범주는 코러스 세션이었어요. 밴드의 한 시즌이 끝나고 범주를 따로 만나 <2STAR>의 데모를 들려주었는데 매우 마음에 들어 했어요. 그때부터 함께 작업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저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고 동업자이며, 또한 가장 많이 다투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GL: 당시 한영애 님의 세션 라인업이면 음악적으로도 많은 배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앵커: 베이시스트 송홍섭 선생님, 서울 전자음악단 신윤철 선배, 신석철 선배, 그리고 지금은 하늘의 별이 된 고 우혜미 양까지 많은 훌륭한 분이 계셨습니다. 20대 초중반의 어린 나이였지만, 한영애 선생님께 음악 하는 사람으로 사는 법과 음악을 함에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고 아직도 그때 배운 것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한영애 선생님은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권위적이라고 생각하셔서 닉네임 ‘나무'로 불리길 원하셨어요. 항상 먼저 배려해주시고, 합주에 들어갈 때면 저희에게도 “기용 님” “범주 님”이라고 부르시며 후배들에 대한 존중을 몸소 보여 주셨습니다. 이제 와서 동생들도 생기고 선배가 되어보니 그때 나무님께서 보여주셨던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고 있어요. 저와 범주에게는 항상 닮고 싶은 분입니다.



GL: 프리즘필터의 헤드 프로듀서이자 엔지니어로 계시는데요, 프리즘필터는 어떤 곳인가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앵커: 프리즘필터는 ‘우릴 통해 세상에 여러 색의 빛을 뿜어내자’라는 모토로 2016년 여름에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저, 범주, 기태 셋이 만들어서 삼각형을 베이스로 로고를 디자인했습니다. 이후 헤드 프로듀서 겸 이사직으로 POPTIME <팝타임>이 합류하면서 로고를 사각형으로 바꿔야 하나 싶었지만, 디자인이 예쁘니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웃음) 프리즘필터의 처음은 프로듀서 크루였지만 재능있고 잠재력을 갖춘 여러 신인 작가들을 영입하면서 2019년에  공식적인 회사가 되었어요. 정식 명칭은 '프리즘필터 뮤직그룹' 입니다. 기본적으로 퍼블리싱을 하고, 뮤직 비즈니스, A&R, MIXLAB 등 다양한 부서가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저희와 함께하는 아티스트에게 음악적으로 최고의 컨디션을 제공하고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회사죠. 


GL: 프리즘필터에도 많은 프로듀서분이 계시는데요, 다른 프로듀서와 교류가 잦은 편이세요?

앵커: 네, 작업을 위한 교류는 당연히 매일 이뤄지고 사적인 교류도 잦은 편이에요. 프로듀서로서 여러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자유로운 대화나 토론을 자주 갖는 편입니다. 프리즘필터에는 연주자 출신 프로듀서들이 많아서 필요할 때는 서로 레슨을 해주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음악적인 교류를 통해서 생산적인 방향의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GL: 여러 프로듀서와 공동으로 작업할 때, 서로의 역할을 어떻게 분담해서 작업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앵커: 매번 달라요. 세션의 형태나 구성원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거나, 같은 역할을 돌아가면서 작업하는 때도 있어요. 먼저 가장 중요한 ‘음악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다 같이 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한 명이 트랙을 만들고 다른 한 명이 탑라인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같은 작업을 돌아가면서 진행하며 완성도를 더 높이기도 해요. 함께 작업하는 프로듀서들은 이미 테크닉적으로 완성되어있어서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곡의 감성이나 방향에 대해 주로 얘기하거나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GL: 대표작이 주로 K-POP 스타일이 많으신데요, 원래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이신가요?

앵커: K-POP 이라는 단어에 대한 자부심은 있지만, 음악을 하면서 K-POP 스타일을 고집한 적은 없던 것 같습니다. 제가 하는 음악은 많은 사람과 소통을 하고 무언가를 전달하는 것에 목적을 둔 음악이라고 생각해서 ‘대중음악’이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은 ‘전달력’이라는 말로 설명하고 싶은데, 트랙이나 멜로디, 또는 가사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GL: 하나의 앨범을 완성하는 프로듀서의 역할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앵커: 아티스트를 이해하고, 대중과 팬들의 입장을 고민하고, 앨범을 만드는 모든 이들의 시너지를 최대로 끌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GL: 특정 아티스트를 위한 프로듀싱에서 어떤 작업이 가장 중요한가요?

앵커: 트랙도 마찬가지지만 보컬 프로덕션은 특히나 아티스트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 사람의 목소리에서 출발한 모든 것이기 때문이죠. 프로듀서뿐만 아니라 보컬 디렉터, A&R 팀까지 모두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에요. 모든 아티스트는 본인만의 고유의 색과 특별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정 아티스트를 위한 곡이라면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GL: 프로듀싱은 물론 믹싱 엔지니어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세요.

앵커: 종종 직접 믹스하는 경우가 있지만 다른 엔지니어분들께 믹스를 요청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모든 창작자의 마음은 다 같을 거예요. 제가 만든 음악의 최종 결과물이 최고였으면 하는 욕심이 있어서, 제가 가장 잘 표현 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제가 진행하려고 하지만, 다른 엔지니어의 믹스가 곡에 더 알맞다면 그분께 의뢰를 드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GL: 많은 DAW 중 Ableton을 쓰고 계시는데요, Ableton을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앵커: 저는 관련 자격증이 있을 만큼 Logic Pro <로직 프로>를 주로 사용해왔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주변에서 Ableton Live <에이블톤 라이브>로 바꾸길래 저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웃음) 몇 년째 에이블톤을 쓰고 있는데, 샘플에 물리적인 변화를 줄 때, 그 변화가 무엇이든 오리지널에 대한 퀄리티를 최대한 보존해 주고, 열화가 되더라도 굉장히 그럴싸하고 멋진 인상을 주는 것 같아요. 오토메이션을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간결하고 매우 편리하다고 느끼고 있고 자체 이펙트들과 M4L은 정말 직관적이고 자유도가 높습니다. 최근 11버전이 발매되었는데 개선되고 추가된 기능들이 너무 매력적이에요. 


GL: UAD-2 플러그인을 많이 사용하시는 것 같아요.

앵커: 보통 프로젝트의 70%는 UAD-2 플러그인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이전에는 다른 플러그인을 많이 사용했었는데 어느새 UAD-2로 바꾸게 되었죠. 사운드도 물론 좋지만, 개인적으로 프리셋이 아주 잘 되어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피아노 트랙에 UAD-2 플러그인을 걸고 피아노라고 적힌 프리셋을 써보면 거의 완성된 소리가 나니까 빠르게 감을 잡고 수정할 수 있어요. Satellite <새틀라이트>두 대를 연결해서 쓰고 있지만, 워낙 UAD-2 플러그인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DSP가 부족할 때가 있어요. 마침 인터페이스를 바꾸려고 알아보고 있는데, 지금 사용하는 시스템으로는 Apollo x16 <아폴로 x16>이 제일 좋다고 생각해서 곧 바꿀 예정입니다.


GL: 특별히 자주 사용하시는 UAD-2 플러그인이 있으세요? 

앵커: 가장 자주 사용하는 EQ 플러그인 세 개를 뽑자면 첫 번째로 챈들러 리미티드 커브 벤더로, 마스터링단이나 버스 트랙에 주로 사용해요. 단순히 걸기만 해도 느껴지는 특유의 아날로그 톤이 좋아서 자주 사용합니다. 개별 트랙에는 1073 Legacy <1073 레거시>를 주로 사용하고, 저역대를 보강하거나 간혹 하이컷이 필요한 경우는 주로 Helios <헬리오스>를 사용해요. 현대 음악에서 가사 전달력이 매우 중요한데 악기의 고주파수, 특히 피아노가 보컬의 발음을 불분명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럴 때 헬리오스로 하이컷을 하면 다른 플러그인보다 자연스러운 효과를 줄 수 있어요. 리버브 홀 사운드는 렉시콘 480L을, 플레이트는 최근에 출시된 Capitol Chambers <캐피탈 챔버>를 즐겨 사용합니다.



GL: 전체적인 믹싱 프로세싱 체인을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앵커: TOTAL 체인에 관해서 설명해 드릴게요. 저의 토탈 체인은 대부분 UAD로 구성이 되어있어요. 첫째로 곡의 장르에 따라 UAD AMPEX® ATR-102 MASTERING TAPE RECORDER <암펙스® ATR-102 마스터링 테이프 레코더>를 사용해서 하모닉스 컨트롤을 해줍니다. 그 후 UAD API® 2500 버스 컴프레서를 사용하여 색을 입힌 뒤 Flux® Epure V3 EQ <플럭스® 이퓨어 V3 EQ>를 사용하여 불필요한 대역들을 정리해주고,챈들러 리미티드 커브 벤더 마스터링 EQ를 사용하여 스마일을 만들어줍니다. 그러고 나서 Soundtheory <사운드씨어리>굴포스를 사용하는데요, 부족한 분리도와 공간감을 손쉽게 구현해줘서  최근에 들어서 애용하는 플러그인입니다. 나만 알고 싶은 플러그인 같은 느낌이죠.(웃음) 마지막으로 Antelope Eclipse 384 <안텔롭 이클립스 384>를 거쳐 믹스다운합니다.


GL:  UAD-2 외에는 어떤 플러그인을 자주 사용하시나요?

앵커: 작/편곡과 믹스 작업을 겸하다 보니 여러 플러그인을 사용하는데요, UAD-2 외에 자주 사용하는 플러그인은 사운드토이의 리틀 플레이트 5입니다. 처음 출시 때부터 그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플럭 계열의 신스, 베이스 등 리듬에 밀려 사라질 수 있는 악기들에 확실한 존재감을 입혀줘요. 플러그인이 가볍고 확실한 변화가 좋아서 애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자주 사용하는 건 굴포스에요. 기술적으로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긴 어려운데, 바이패스하면서 비교해보면 분리도와 깊이감에서 큰 차이가 느껴져요. 저처럼 ITB로 믹스를 하는 사람들한테는 필수 플러그인인 것 같아요. 최근에는 LiquidSonics <리퀴드소닉스>의 Seventh Heaven <세븐스 헤븐>도 자주 사용하고 있어요.


GL: 모니터링 스피커로 Barefoot MicroMain26을 사용하고 계시네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앵커: 가장 큰 장점은 작업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첫 Barefoot <베어풋>스피커로 MicroMain27 <마이크로메인27> (MM27)을 사용했는데, 이전에 사용하던 스피커와 성향이 아주 다른데도 불구하고 공간을 가득 채워주는 사운드가 매우 압도적이었죠. 그러다 우연히 MM26으로 모니터할 기회가 있었는데, 유닛 하나 차이가 크게 다가왔던 거 같아요. 마치 영화 속 아이언맨 수트가 업그레이드된 것처럼 차이가 느껴졌죠. 같은 성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필요한 부분만 확실히 추가한 느낌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GL: 확실히 모니터링 스피커가 중요한 것 같네요.

앵커: 좋은 모니터링을 사용하면 작업할 때 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진다고 생각해요. 옵션이 많은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으니까 매우 중요하죠. 업그레이드를 한번 해보니 욕심이 더 생겨서 MiniMain12 <미니메인12>가 갖고 싶어지더라고요. MM27에서 MM26으로 바꾸는데 2~3년 걸렸으니 다음 스피커 교체도 아마 2~3년 후가 아닐까 생각해요.


GL: 베어풋 외에 다른 스피커를 써보시고 싶은 마음은 없었나요?

앵커: 스피커가 좋으면 좋을수록 전달하는 정보량이 많아지잖아요? 당시에 MM27보다 더 많은 중역대(300Hz) 정보량을 줄 수 있는 스피커를 찾고 있었어요. 첫 번째 선택지로 Amphion Two15 <암피온 투15>를 골랐고 데모까지 받아서 실제로 사용해봤죠. 근데 기존에 사용하던 베어풋과 암피온의 성향이 워낙 다르다 보니 새로운 스피커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정보량도 더 많고, 변화도 적은 MM26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로 마음먹고 구매했는데 후회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GL: 현대 음악에선 주로 샘플 기반에 프로듀싱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샘플과 가상 악기 중 무엇을 자주 사용하시나요?

앵커: 저는 편의도 보다는 소리나 질감에 집중하는 편이어서 샘플, 가상 악기, 하드웨어까지 모두 사용합니다. 샘플의 소리가 조금 아쉽다면 MPC로 프린팅 후 에디팅해서 사용하기도 하고, 하드웨어 신시사이저와 플러그인의 사운드를 비교해서 상황에 맞게 사용하기도 해요. 자주 애용하는 가상 악기는 SPIRE <스파이어>가 있고 신시사이저로는 Moog Subsequent 37 <무그 섭시퀀트 37>이랑 Virus Ti2 <바이러스 Ti2>가 있네요. 샘플이든 하드웨어든 영감을 주는 것이면 가리지 않고 사용합니다.



GL: 작업하실 때 미디 컨트롤러보다 마우스나 키보드로 시퀀싱 하시는 편이신가요?

앵커: 사실 저는 피아노를 전공했어요.(웃음) 마우스도 자주 사용하지만 아무래도 키보드로 작업할 때 작법 같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기타로 곡을 쓰는 사람과 피아노로 곡을 쓰는 사람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말이죠. 하우스같은 EDM 계열의 작업은 컨트롤러나 마우스 위주로 작업하고, 발라드나 R&B 같은 음악들은 키보드 위주로 작업합니다. Push 2 <푸시 2>로 쓰는 곡은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아서 조만간 구매할 생각이에요.


GL: 오랜 시간 음악 활동을 하신 만큼 이제는 정답 같은 게 보이기도 하세요? 

앵커: 저는 대중음악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매번 작업할 때마다 전하고 싶은 걸 담으려고 최선을 다하지만, 아직도 음원이 나오면 시험대에 올라와 있는 기분이 들어요.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되죠. 정답이 없다는 게 음악을 직업으로 삼은 입장에서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돼요. 그만큼 끊임없이 노력하게 해주니까요.



GL: 작업하시다가 사운드 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느껴지면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앵커: 곡 전체로 보면 아쉬운 부분도 필요하다 생각해요. 예전에 읽은 한 인터뷰에서 그래미상을 받은 엔지니어에게 수상 곡의 기타 솔로를 어떻게 만들었느냐는 질문이 있었는데, 기타 솔로 전 네 마디를 일부러 이상하게 만들었다고 답한 게 기억이 나요. 실제로 들어보면 이상하지도 않지만, 요지는 그런 부족한 부분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다는 말인 거죠.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아쉬움이 느껴지는 트랙을 복사해요. 그리고서 여러 가지 프로세싱을 거쳐서 고주파수만 남긴다든가, 디스토션 같이 열화를 주고 나서 오리지널 소스에 자연스럽게 블렌딩을 해줍니다. 들었을 때 눈에 띄는 효과가 느껴지진 않지만 무언가 채워준다는 느낌을 주거든요. 믹싱에선 공간감으로 그런 효과를 주려 하는데, 리버브를 정형화된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고 페이즈를 건다든가 각종 효과를 주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편이에요.


GL: 아티스트와의 소통을 위해서, 프로듀서는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임해야 할까요?

앵커: 완성된 음악을 여러 형태의 퍼포먼스로 표현하는 건 결국 아티스트잖아요. 그런 아티스트와 같은 시선으로 곡을 볼 수 있게 소통해야 해요. 색으로 비유하자면, 빨간색이라는 카테고리에도 버건디, 크림슨, 루비 등 다양한 색이 있잖아요. 말하지 않아도 알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이러한 디테일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어서 계속해서 소통하고 조율해나가야 해요. 소통할 때는 무조건 아티스트의 의견이 맞다고 수긍하는 게 아니라 대중의 입장으로 객관적인 시야를 가져야 해요. 프로젝트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더욱 완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하는 모든 일에 있어서 신뢰를 쌓기 위해 큰 노력을 합니다. 이 신뢰가 관계에 관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프로페셔널에 관한 얘기일 수도 있죠. 실력이 있는 사람은 그만큼 신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신뢰를 주는 프로듀서이자 엔지니어로 남기 위해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예의 같은 기본적인 건 말하지 않아도 필수죠.



GL: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으세요?

앵커: 저는 장비를 바꾸거나 워크플로우가 바뀔 때마다 가장 먼저 듣는 음악이 김동률 선배님의 음악이에요. 그만큼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님이어서 언젠간 꼭 김동률 선배님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습니다.


GL: 앞으로 어떤 곡들이 나올 계획인가요?

앵커: 구체적으로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인데요. 아마 음악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 도전하는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모든 음악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최고의 결과물에 가까워지게 항상 노력할 것 같습니다.


GL: 활발한 활동과 좋은 곡 기대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나눠주셔서 감사드리고, 끝으로 인사 부탁드립니다.

앵커: 이렇게 인터뷰에 초대해주신 기어라운지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인터뷰를 통해 저에 대해 돌아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저와 프리즘필터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훌륭한 아티스트분들과 한발 한발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언제나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프리즘필터 앵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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