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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 Interview] 예술과 기술의 조화로 완성된 다채로운 사운드, 뮤지션 구름

2023.02.03. Artists

2010년, 밴드 바이바이배드맨의 키보디스트로 뮤지션으로서의 첫 커리어를 시작한 구름은 다양한 세션 활동과 그룹 치즈로 자신의 음악 세계를 대중들에게 선보였으며, 이후 기리보이, 청하, 멜로망스와 같은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프로듀서로서의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최근 레코딩 및 믹싱 엔지니어로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그를 기어라운지가 만나봤습니다.



GL: 안녕하세요. GL Interview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구름: 안녕하세요, 음악 프로듀서 겸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구름이라고 합니다 :)


GL: 구름 님의 첫 커리어부터 이야기를 해볼게요. 어떻게 음악을 접하게 되었나요?

구름: 과거 여러 대한민국의 가정이 그러했듯이, 제가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취미로 피아노 학원을 보내주셨던 것이 어쩌다 보니 생업이 되어버린 케이스입니다. 학창 시절 친구들끼리 취미 삼아 밴드를 하게 되었고, 공연을 하면서 놀던 것이 정식 활동으로 이어지면서 바이바이배드맨이라는 이름으로 데뷔를 하게 되었어요. 저의 첫 커리어는 밴드의 키보디스트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GL: 이후 솔로 음반을 발매하기도, 프로듀서로도 활동하며 커리어를 확장하고 계세요.

구름: 본격적으로 음악을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한 당시에는 단순히 ‘가요 작곡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히려 밴드활동이 취미생활이었죠. 누군가를 위한 노래를 만드는 일과 그와 관련된 공부, 직접 주인의식을 가지고 참여하는 밴드 음반 활동을 동시에 병행하다 보니 솔로 활동이나 프로듀싱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것 같아요.


GL: 어린 시절에는 엄청난 록키드였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바이바이배드맨 활동 당시엔 엄청 강렬한 연주와 퍼포먼스를 보여주셨는데, 현재 구름 님의 음악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구름: 네 맞습니다. 메탈, 하드록, 펑크 등을 좋아하는 록키드였어요. (웃음) 처음엔 록 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시작했던 것도 있지만, 입시를 준비하게 되면서 정해진 길을 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장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피아노 연주자로 진로를 정했다가 손을 다치게 되어 작곡을 배우게 되었고, 미디, 시퀀싱과 관련된 분야를 공부하다 보니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었죠. 그 당시 저를 가르쳐주시던 선생님께서 많이 들려주신 90, 00년대의 R&B의 영향도 많이 받게 되었고요. 

저는 어릴 때부터 미국 베이스의 음악을 좋아했는데, 데뷔를 하게 된 바이바이배드맨의 음악은 영국 베이스의 음악이었어요. 당시에는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 ‘이런 느낌으로 해줘’하면 그대로 연주하기도 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바이바이배드맨 활동이 줄어든 시점부터 영국 음악을 더 많이 듣게 되고 접하게 되었습니다. 약간 변천사가 이상하게 흘러간 느낌이 있죠. (웃음)



GL: 엔지니어링까지 작업 영역을 넓히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구름: 처음에는 그저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직접 엔지니어링을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처음 믹스, 마스터링을 시작했을 땐 누군가 명확하게 안내해 준 것이 아니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많았어요. 사실 퀄리티가 좋으면 끝이지만, 무언가 정석적인 루트가 있을 것이고 내가 그것을 모른다 생각했어서 스스로 확신이 없었어요. 지금은 예전의 저처럼, 제 주변 친구나 동료들이 금전적인 문제로 믹스와 마스터 과정에서 생기는 고민을 해결해주고 싶은 마음에 더 열심히 공부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GL: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될 때,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구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어려움을 느꼈다기보다, 새로운 작업과 장르에 모두 손을 대보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제 평소 습관을 내려놓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제가 절대적으로 못하는 것들이나, 저에게 있어 한없이 부족한 부분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일들이 잦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레코딩을 기반으로 음악을 한다거나, 밴드 음악을 한다던가 등 제가 노력하는 디테일들이 대중들에게 결과물로써 쉽게 인지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어요. 조금이라도 퀄리티를 높이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고, 쉽고 간단한 방식으로 작업하면 금방 티가 나는 것처럼요. 이런 막연한 것들에 대한 대한 불확신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불확신을 이겨낼 저만의 파훼법을 찾았다기보다는, 좋은 사람들이 곁에 함께 있어줘서 건강한 방식으로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GL: 뮤지션, 프로듀서 구름에 대해서도 여쭤볼게요. K-Pop과는 약간 다른, 재즈나 록, 소울, 사이키델릭, 시티팝 등 다채로운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데요, 작업을 하실 때 아이디어나 영감은 어떻게 얻으시나요?

구름: 제가 워낙 밍밍하고 무미건조한 사람이라 특별히 영감을 얻는 곳이 있지는 않습니다. 대신 어떤 장르나 스타일을 반영한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면, 그 음악이 가장 처음 생겨난 지역이나 역사에 대해 찾아보고, 최대한 그 이미지를 상상하며 음악에 담으려고 노력하죠. 레코딩하는 방식이나 소스를 선택하는 기준도 여기에 맞춰 선정할 때가 많습니다. 지금의 K-Pop을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사실 저는 이런 장르를 잘 다루는 프로듀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게 저의 컴플렉스였을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제 음악을 사랑해 주고 계셔서 얽매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GL: 현대에 이르러 장르의 경계가 모호해져가고 있지만, 지향하거나 추구하는 음악이 있다면요?

구름: 말씀하신 것처럼 장르를 따져 구분하기는 힘들지만, 저는 소위 ‘유행하는 음악’보다는 비교적 오래된 음악을 좋아하고, 그런 음악들의 작곡, 레코딩 방식을 지향하는 편입니다. 과거의 음악을 들을 때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감정이나 요소들을 현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GL: 가능하다면 싱글보다는 정규 앨범을 제작하길 원하고, 그런 작업 방식을 추구하신다고 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구름: 어렸을 때부터 제목도 표시되지 않는 CD 플레이어로, CD 속지에 담긴 평론가의 리뷰나 가사를 꾹꾹 눌러 읽으며 음악을 듣던 것이 습관이 되어서, 정규형태의 작업을 선호하게 되었어요. 이런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만, 한곡 한곡 신경을 쓰는 것보다 앨범 전체적인 콘셉트와 스타일을 정하고 만드는 것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잡힌 콘셉트에 대해서 제가 확실하게 이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이런식으로 하나의 주제로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어나가지 않으면 싱글 컷들이 모여있는 느낌이 나거나 일관적인 느낌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GL: 청하, 멜로망스, 정기고, 기리보이 등 다양한 뮤지션의 앨범에 참여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신데요, 프로듀서로서 가져야 할 자세나 갖춰야 할 능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구름: 저는 스스로 ‘레코딩 프로듀서’ 정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고 장르, 사운드는 장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악기, 장르, 역사 등등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지식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해요. 80년대 일본 악기들과 시티팝처럼 ‘어떻게 이런 소리를 내고 아이디어를 얻었지?’라고 되묻는다면 자연스럽게 장비에 도달하게 되더라고요. 건반이나 기타 피크, 드럼 헤드, 레코딩 체인부터 장르, 시대와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모든 것들을 제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작업에도 적용하려 시도하고 있죠.


GL: 구름 님의 음악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구름: 워낙 음악을 가리지 않으며 듣는 편이라 딱 정하기 애매하지만, 작업을 함에 있어 음악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뮤지션을 꼽자면, 도쿄지헨의 시이나 링고와 프로듀서 베이비페이스입니다. 시이나 링고의 음악에서는 난잡한 듯 날카롭고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는 뉘앙스, 베이비페이스의 음악에서는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다고 느껴지는 밸런스와 순수한 감정을 배우고 싶습니다.



GL: 연주자로서도 긴 시간 활동해 오신 만큼 악기를 선택하는 기준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어떤 악기를 사용하고 계시고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구름: 지금 제가 소유한 아웃보드만큼 예전엔 하드웨어 악기를 모으는 것이 취미였지만, 제가 생각보다 게으른 편이라 점점 가상악기들 위주로 사용하고 있어요. 베이스를 제외한 건반 류 악기 중에서 처분하지 않고 꾸준히 쓰는 악기는 Rhodes MK1 /로즈 MK1/, DX7, TS-10, CZ-5000 정도인 것 같네요. 말씀드리고 나니 전부 다 오래된 악기들밖에 안 남은 것 같네요.


GL: Rhodes는 수많은 뮤지션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다양한 장르에 쓰였던 만큼 상징성이 강한 악기인데요, 오리지널 Rhodes는 다른 카피 악기나 플러그인과 비교하여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구름: Rhodes를 처음 구매하게 된 건 거의 컬렉팅에 가까웠어요. 예전에 Rhodes를 기타 앰프에 연결하고 그걸 마이킹한 소스를 사용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경험이 정말 너무나 좋았어서 구입하게 된 이유도 있습니다. 이후에 플러그인이나 다른 악기로 재현해보기도 했는데 오리지널이 가진 어떤 ‘힘’은 쉽게 따라 할 수 없었습니다. 여담으로 가깝게 지내는 석철이형이 최근 The Rhodes MK8을 구매하고 엄청나게 만족해하고 계시더라고요. (웃음) 처음 출시 소식을 들었을 때는 외관이 너무 예쁘고 깨끗하다 보니 약간 어색한 느낌이 있었는데, 석철이형의 이야기를 듣고 The Rhodes MK8에도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GL: 다른 악기들은 대부분 가상악기로 사용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것을 주로 쓰세요?

구름: 가장 좋아하고 자주 찾게 되는 악기로는 GForce Software /지포스 소프트웨어/의 악기를 많이 사용합니다. 워낙 플러그인을 많이 구매하고 사용해 보는 스타일이지만, Mellotron /멜로트론/이나 String Machine /스트링 머신/, Odyssey 사운드가 필요할 때는 G-Force Software의 대체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사운드 복각은 물론, 프리셋도 정말 좋은 소리가 많아요. 요즘엔웨이브 테이블 신스를 쓰는 유저들이 정말 많지만, 저는 레조넌스가 꽂히는 특유의 느낌을 선호하지 않아서 빈티지한 성향의 G-Force Software 플러그인을 찾는 이유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GL: 스튜디오에 대한 질문도 빠질 수 없을 것 같아요. 정말 멋지고 독특한 장비들이 많은데요,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구름: 이곳은 작은 공작소 같은 느낌이고요, 저의 욕심이 잔뜩 서려있는 장소입니다. (웃음) 옆의 합주실에서 레코딩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소스를 담는 것을 좋아해서 마이크나 프리앰프도 여러 제품을 갖추고 있고, 믹스에 사용하는 몇 가지 아웃보드들도 세팅되어 있습니다. 저만의 장난감 가게 같은 공간이랄까요. (웃음) 사실 일반적인 스튜디오처럼 정석 세팅으로 완성된 장소는 아니고, 제가 그때그때 사용하고 싶은 시그널 체인과 써보고 싶은 장비들로 완성된 공간이라 의미가 있으면서도 저의 약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GL: 이 스튜디오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비를 고른다면 무엇인가요?

구름: Overstayer /오버스테이어/의 Stereo Voltage Control Model 3722 /스테레오 볼티지 컨트롤 모델 3722, SVC/입니다. 플러그인으로 잘 구현되지 않는 ‘폭력적인 캐릭터’의 컴프레션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심지어 노브 이름도 ‘Behavior’입니다. (웃음) 작업을 하다보면 SVC 특유의 뉘앙스가 반드시 필요한 순간들이 있어서 대부분의 버스 트랙에 과감하게 적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생동감 있는 Maag 스타일의 EQ와 Mix 노브가 따로 있는 것도 너무 좋고요. Neve 33609 컴프레서에 Thermionic Culture /서미오닉 컬쳐/의 Culture Vulture /컬쳐 벌쳐/의 새츄레이션을 섞은 듯한 사운드가 정말 매력적입니다.

이전에 M-A-S Model 8101도 가지고 있다가 손이 잘 안 가게 되어 처분했는데, 최근 바이닐 작업을 하게 되면서 아날로그 새츄레이션의 필요성과 중요도를 느끼고 매우 후회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꼭 다시 구하고 싶은 모델입니다. (웃음)



GL: 현재는 단종되어 구하기 어려운 Moogerfooger MF-101 LowPass Filter 오리지널 하드웨어도 가지고 계시는데요, 주로 어떻게 활용하시나요?

구름: Moogerfooger /무거푸거/는 레코딩에도 사용하지만 라이브에 주로 사용했고 오토 와우처럼 쓰거나 드라이브 페달로 사용했습니다. 원래 MF-101 LowPass Filter /MF-101 로우패스 필터/는 필터 이펙터로 디자인되었지만 Moog 특유의 드라이브 때문에 소리를 찌그러뜨리는 식으로 많이 애용했어요.

최근 라이브 중에 비를 맞아서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미국 투어 중 플러그인으로 새롭게 출시된 것을 보고 바로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웃음) 소리부터 CV 패칭까지 정말 잘 구현되어 있더라고요. 심지어 오리지널 Moogerfooger는 모델마다 미묘하게 다른 드라이브 질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마저 똑같이 담겨있어서 놀라습니다. 오히려 페달로 사용했을 때에는 레벨 매칭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었지만, 플러그인으로 사용하니 필요할 때 쉽게 꺼내 쓸 수 있어서 매우 만족하고 있어요.



GL: 현재 어떤 프리앰프를 사용하고 계시나요?

구름: Universal Audio /유니버설 오디오, UA/의 2-610S, 4-710d, Great River /그레이트 리버/ ME-1NV, Heritage Audio /헤리티지 오디오/ Súper 8 /슈퍼8/, 그리고 정보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EMI 콘솔을 개조한 프리앰프 등 여러 제품을 가지고 있고 두 대의 Apollo x16 /아폴로 x16/과 연결되어 있어요. 저는 게인과 트림이 따로 구분된 프리를 선호하는 편이고, 제가 써보면서 마음에 들었던 프리앰프들을 하나 둘 모으다 보니 이렇게 많아지게 되었네요. (웃음) 가장 좋아하고 즐겨 사용하는 프리앰프는 ME-1NV이고요, 대부분의 보컬 레코딩에 채택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Súper 8의 경우는 8채널 프리앰프가 필요해서 최근에 구매했는데, 제가 워낙 Neve 스타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Heritage Audio가 Neve 스타일 하드웨어에서는 가장 좋은 퀄리티의 사운드를 들려주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GL: 콘덴서부터 다이내믹, 리본, 지금은 구할 수 없는 빈티지 마이크까지 다양한 마이크 가지고 계시는데요, 소스에 따라 주로 사용하는 마이크가 정해져 있나요?

구름: 대부분의 사운드를 직접 레코딩하는 것을 추구하다 보니 여러 마이크를 사용하게 되었고, 마이크마다 모두 캐릭터가 달라서 어쩌다보니 보유하고 있는 게 많아진 것 같아요. (웃음) 보컬 레코딩에는 빈티지 U87을 사용하고 앰프나 앰비언스 레코딩엔 Chandler Limited /챈들러 리미티드/ TG Microphone /TG 마이크로폰/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그 외에 킥이나 베이스 레코딩에 Soyuz Microphones /소유즈 마이크로폰/ 023 Bomblet /023 밤릿/을 사용하기도 하고, Royer Labs /로이어 랩/ R-121를 포함한 여러 리본 마이크를 페어로 가지고 있어서 다양한 소스를 다양한 방식으로 캡처하는 것을 즐기기도 합니다. 

최근에 아는 지인이 가지고 있는 Soyuz 017 TUBE를 보컬 녹음에 빌려 사용했는데, 정말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어요. 저는 어떤 브랜드가 제 눈에 띄기 시작하면 일단 의심하고 불신부터 하는데, (웃음) Soyuz의 마이크들은 정말 오랜만에 클래식한 느낌과 사운드를 주는 멋진 브랜드인 것 같아요.



GL: 베이스를 레코딩할 때도 마이킹을 주로 선호하시나요?

구름: 네. 밴드 사운드 작업에서는 대부분 마이킹을 통해 레코딩하고, 일반적인 작업에서는 DI 방식으로 연결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프리앰프에 내장된 Hi-Z에 연결할 때도 있고, Acme Audio /애크미 오디오/ Motown DI WB-3 /모타운 DI WB-3/에 연결해 레코딩할 때도 있어요. Motown DI는 콘셉트가 확실한 모델이다 보니 장르에 따라 어울리기도, 어색하기도 하지만 미들이 뭉쳐져 있고 튀어나와 있는 베이스 사운드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GL: 레코딩에서 좋은 소스를 확보하는 것이 추후 믹스나 마스터링과 같은 후반 작업에서 어떤 장점을 가져온다고 생각하세요?

구름: 레코딩 소스에서의 노력과 퀄리티는 믹스, 마스터 작업에서도 당연히 다양한 장점을 발휘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원본을 가지고 있어야 수정 프로세싱이 줄어들고, 믹스에서 조정을 했을 때 더욱 큰 효과를 가져오는 것처럼요. 개인적으로 저에게는 좋은 소스를 확보하려는 노력 자체가 결국 각 소스들의 중요도나 캐릭터를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과정이 되고, 추후 완성된 음악의 퀄리티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갖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GL: 두 대의 서밍 믹서도 가지고 계시는데, 각각 어떻게 활용하시나요?

구름: Dangerous Music /데인저러스 뮤직/의 2-BUS+ /2-버스+/를 가장 많이, 전체 서밍을 할 때 사용합니다. 서밍이 과연 반드시 필요한 프로세싱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오가고 있지만, 저는 아날로그의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얻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만큼의 캐릭터를 추가하는 새츄레이션 옵션들과 2-BUS+의 견고한 만듦새가 마음에 들어서 아끼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웃음) 2-BUS+말고도 Mix690이라는 프로토타입 제품도 가지고 있지만 캐릭터가 강해서 외부에서 받은 소스를 새로 프린트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서만 사용합니다. 


GL: 믹스에 주로 사용하시는 플러그인이 궁금합니다.

구름: FabFilter /팹필터/, Soundtoys /사운드토이/, UAD 플러그인들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Fabfilter는 서지컬 플러그인으로, Soundtoys는 아날로그 캐릭터를 더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UAD는 매 세션마다 Apollo x16의 DSP를 전부 다 소모할 정도로 많이 쓰고 있어요. 컴프레서는 거의 UAD의 1176 모델들 중 상황에 맞춰서 꺼내 쓰는 편이고 요, 특히 EMT 140, EMT 250, Ocean Way Studio /오션 웨이 스튜디오/ 등 공간계 계통의 플러그인들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PSP AUDIOWARE /PSP 오디오웨어/의 제품들도 어릴 때부터 써와서 자주 쓰는 플러그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독특한 캐릭터와 뉘앙스를 가지고 있어서 손이 자주 가는 플러그인 브랜드입니다.


GL: 기술력의 발달로 이제 디지털 플러그인으로도 하드웨어가 가진 독특한 사운드와 질감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ITB 믹싱이 주목을 받으며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워크플로우와 디지털 워크플로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구름: 모든 분들이 다 같은 의견일 것 같아요. 하드웨어만의 디테일하고 개성 넘치는 묘사, 디지털의 편리함과 유연함 등 명확한 장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음악을 처음부터 만드는 작업부터, 만들어진 이후에 후작업만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서 워크플로우를 고르는 편이고, 두 가지 셋업을 명확하게 분리해서 진행합니다. 

다만, 절대적으로 어느 한쪽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아무래도 여러 곡을 동시에 진행한다거나 수정이 많은 세션의 경우 ITB로 셋업을 해놓는 편이 많고, 작업의 목표가 매우 명확한 경우에는 욕심을 내서 아웃보드들을 최대한 사용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음악의 결과가 나왔을 때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서, 작업을 할 때 조금 더 즐겁고 덜 스트레스받는 쪽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GL: 최근 무대에서 UAFX Dream을 앰프 대신 사용했다고 들었습니다. 스톰박스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오리지널과 에뮬레이션의 차이를 크게 느낄 수 있는 장비 중 하나인데요, Dream의 사운드는 어땠나요?

구름: 처음에 말씀드린 대로 모든 셋업을 단순하게 구성하고 싶어서 에뮬레이션 계열의 스톰프 박스를 찾게 되었고, Dream /드림/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OX를 포함하여 다양한 앰프 시뮬레이션 장비들을 경험해 봤지만, 스톰프 페달 특유의 직관적인 부분이 특히 좋았고, 평소 합주 때 쓰던 세팅과 상당히 비슷한 사운드가 너무 쉽게 나와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현재는 라이브 무대에서 사용 중이지만, 외부에서 작업을 할 일이 생겼을 때 서브로 들고 다니면서 레코딩에도 사용하고 싶은 장비입니다. 


GL: 믹싱이나 마스터링과 같은 후반 작업에서 HEDDphone®을 활용하고 계시는데요, 후반 작업에서 모니터링을 헤드폰으로 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구름: 사실 이 장소의 룸 트리트먼트가 그렇게 잘되어 있는 편은 아닙니다. 제가 이런 것을 크게 신경 쓰는 편은 아니지만, 좌/우 구조도 약간 다르고 딥도 있어요. 심지어 서브우퍼에도 딥이 생겨서 후반 작업은 대부분 헤드폰으로 하는 편입니다. 

단, 헤드폰은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특정 파트가 부각되는 경우가 있어서 CanOpner /캔오프너/ 같은 플러그인으로 자연스럽게 보정해야 하는데, HEDDphone® /헤드폰/은 플러그인 없이도 스피커로 듣는 듯한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주어서 제 메인 헤드폰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전체적인 토널 밸런스도 매우 평탄하게 느껴지고요. 너무 만족하고 있어서 정말 잘 샀구나 생각하는 제품 중 하나입니다. (웃음)



GL: 최근 바이닐이나 테이프 같은 아날로그 플랫폼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플랫폼의 재유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구름: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제 어린 시절은 CD에서 MP3, MP3세대에서 스트리밍으로 넘어오는 과정에 있었고, 그것은 불편한 것에서부터 편한 것으로의 발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트리밍 플랫폼을 가장 먼저 접한 분들께는 이 편한 디지털 플랫폼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실 거예요. 오히려 약간은 불편하고, 어렵게 음악을 듣는 재미가 유행한다는 건, 그 자체로도 너무 흥미롭고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 음질뿐만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도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점이 더 많은 분들께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바이닐이 머천다이즈로서만 소비되는 것보단 좀 더 건전한 문화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GL: 바이닐과 디지털 음원의 믹스, 마스터링 과정에서 차이가 있었나요?

구름: 우선 바이닐에 프레스되는 음원은 디지털 음원과 제작되는 과정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다양한 차이가 있습니다. 재생되는 구조 자체가 아예 다른 플랫폼이라 프로세싱을 따로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작업에 특수한 프로세싱이 있다는 느낌보다는 완전히 새로운 버전의 믹스, 마스터라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바이닐 앨범 제작에 더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몇 장의 바이닐 작업을 하면서 크게 실수도 해보고, 새로 공부하게 되었는데 디지털 체인으로만 완성된 소스를 바이닐에 담으면 제가 원하지 않는 톤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불규칙적인 아날로그 새츄레이션을 사용했을 때, 자연스럽게 사운드가 완성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다시 Overstayer M-A-S Model 8101을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여기에 있어요. 



GL: 지금까지도 여러 장르에 도전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오셨지만, 추후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영역이 있나요? 

구름: 영역, 즉 음악 장르나 분야라기보단, 요즘은 영어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을 방문했을 때 평소 좋아하던 해외 뮤지션들과 가볍게 송캠프 식으로 작업해 볼 기회가 생겼었는데, 너무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들이였어요. 세상엔 정말 재밌는 것들이 많고, 이런 새로운 경험이 정말 중요하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워낙 혼자만 작업하거나 늘 알던 분들과 알던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분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을 해보는 것에 의미가 생겼습니다.


GL: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나 앞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구름: 올해에는 개인 앨범, 외부 프로듀싱,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리는 가벼운 작업물 등 음악을 만들고,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해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GL: 좋은 말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름 님의 팬, 혹은 프로듀서나 뮤지션을 꿈꾸는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구름: 우선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저는 항상 이것저것 다양한 일과 새로운 것을 자주 접하다 보니 저를 어딘가에서의 아마추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세상 모든 뮤지션들, 다 나랑 비슷하게 생각하고, 비슷한 방식으로 일하고 있구나’하고 느끼는 경우도 있고요.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 또 뮤지션을 꿈꾸시는 분들, 모두 다 조금은 불안해도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을 찾아가면서 그 이상으로 즐겁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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