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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 Interview]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결합하여 자신만의 사운드를 완성하는 믹싱 엔지니어, 이청무

2023.05.02. Artists

뮤지션과 엔지니어 사이의 전통적인 경계를 허물고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아티스트와 함께 고민하며 창의적인 엔지니어링을 추구하는 믹싱 엔지니어 이청무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결합을 통해 디지털 기반의 뮤직 프로덕션에 따뜻한 아날로그 사운드를 추가합니다. 이태원에 위치한 Studio 505에서 DPR LIVE, DPR IAN, 로꼬, 아이유, 팔로알토, 성시경, 윤하, ph-1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레코딩 및 믹싱 작업에 참여하며 자신만의 사운드를 완성해 나가고 있는 이청무 엔지니어를 기어라운지가 인터뷰를 통해 만나봤습니다.



GL: 인터뷰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청무: 안녕하세요, 믹싱 엔지니어 이청무입니다. 현재 이태원에 위치한 Studio 505를 즐겁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너무 좋아하던 아이였는데, 어느새 눈 깜짝하니 이런 일을 하고 있네요.


GL: 현재 운영 중인 Studio 505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청무: 오랜 시간 프리랜서로 활동하다가 2021년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열심히 만든 이태원에 위치한 스튜디오입니다. 스튜디오를 만들게 되면 꼭 같이하고 싶었던 김현주 엔지니어를 데려오는데 운 좋게 성공했고, 현재 김현주 엔지니어와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많은 스튜디오를 접할 수 있었는데요. 그럴 때마다 내가 만들면 꼭 이렇게 만들어야겠다는 아이디어들이 꽤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물론 공간적인 여건상 아이디어를 전부 적용하진 못했지만, 처음 만든 스튜디오 치고는 나름 잘 만든 것 같아 만족합니다. 



GL: 레코딩, 믹싱 엔지니어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청무: 중2 때 우연히 뉴욕의 DJ Funkmaster Flex나 DJ Q-BERT Mix Set을 듣게 됐고, 그때부터 힙합에 매료되어서 취미로 소소하게 랩도 하고 비트도 만들어 보는 정도였는데요. 어느 날 제 친구가 발매한 음반의 크레딧을 보다가 엔지니어 파트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후 나도 힙합을 믹싱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고, 서울 재즈 아카데미 레코딩과에 입학하여 공부하다가 1년 후 대치동에 있는 대형 스튜디오에 취직하게 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GL: DPR LIVE, DPR IAN, 로꼬, 아이유, 성시경, 지소울, 팔로알토, ph-1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음악을 작업하셨는데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청무: 정말 기억에 남고 좋았던 작업이 참 많은데.. 아무래도 오프라인으로 작업하는 분들의 작업이 기억에 훨씬 더 오래 남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하나만 고르자면 DPR LIVE의 IAOT 앨범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어느 날 DPR에서 연락이 와서 2주 정도의 시간이 있는데, 트랙 수는 11곡이 넘고, 녹음이 다 끝난 곡은 아직 한 곡도 없다. 그런데 2-3주 내로 작업을 다 끝내야 한다고 했어요. 어려울 것 같지만 일단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제 방에서 믹스를 하고 있었고, 옆 방에선 다음 곡을 녹음하고, 모든 팀이 달라붙어서 녹음을 마치면 편곡을 수정하고 또 재녹음하고 그걸로 믹스하고.. 우여곡절 끝에 기한에 맞춰 끝냈는데, 당시를 돌이켜보면 정말 지나칠 정도로 과감했던 작업이었어요. 엔지니어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뮤지션적으로 접근을 하면 이 앨범이 좀 더 재밌어지겠다고 생각했고, DPR 친구들도 그런 걸 원했어요. 돌이켜보면 너무 시간이 없었기에 아쉬움도 크지만, 다 같이 고생한 앨범이라 그런지 기억에 남습니다. 



GL: 아티스트와 레코딩/믹싱 작업 시, 음악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제공하시는 것 같습니다. 엔지니어와 프로듀서의 차이점 혹은 경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청무: 프로듀서는 만드는 작품에 있어서 모든 부분을 총괄하여 완전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합니다. 그에 비해 사운드 엔지니어의 영역은 프로듀서보다 한정적일 수밖에 없죠. 하지만 사운드적 이해도와 감각이 뛰어나고 프로듀서와 마음이 하나가 된 엔지니어라면, 엔지니어도 프로듀서의 역할을 같이 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협업을 좋아하는 프로듀서를 만났을 때, 녹음이나 믹싱 과정에서 생각난 아이디어를 서슴없이 제시하는 편입니다. 믹싱을 하다가 어떤 구간의 트랜지션이나 필인이 단조롭거나 반복되어 지루하면 소스들을 가공하여 넣어주기도 하고요. 저는 스스로 최대한 창의적인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 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회가 되면 프로듀싱도 도전해 보려 합니다. 


GL: 프로듀싱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이청무: 제가 아무래도 힙합 장르의 작업 비중이 크기도 하고, 어릴 때부터 트랙을 쓰는 걸 좋아하기도 했기 때문에 직접 비트메이킹을 하면서 친분이 있는 래퍼들과 같이 곡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또, 제가 아빠가 되기도 했고, 아내 같은 경우에 탑 라인을 쓰는데 소질이 있어서 아이들을 위한 동요를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은 계획도 있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웃음)



GL: 작년 KOBA 2022에서 진행한 GLMC22 이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청무: 정말 바쁘게 지냈습니다. 스튜디오를 만든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이것저것 신경 쓸 일도 많았고, 일도 많고 해서 거의 집과 스튜디오만 왔다 갔다 했던 것 같네요.


GL: GLMC22를 경험한 소감이 어떠셨나요?

이청무: 일단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연하는 게 처음이기도 했고 긴장을 너무 많이 했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긴장이 풀리면서 하루 정도 골골대고 누워있을 정도였지만 정말 귀한 경험이었어요. 강연을 준비하면서 스스로도 공부가 된 부분도 있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보러 와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또, 강연 후에도 SNS를 통해 많은 분들께서 좋은 피드백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GL: GLMC22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결합, 하이브리드 믹스 탐구라는 주제로 클래스를 진행하셨는데요. 하이브리드 믹싱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청무: 하이브리드 방식이란 게 사실 별거 없어요. 컴퓨터 한 대로 작업을 다 끝내는 IN THE BOX 믹싱(ITB) 환경에서 아날로그 아웃보드를 더하여 그것들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디지털만으로도 충분히 모든 작업을 다 끝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아날로그 아웃보드들을 사용하고 있어요. 저의 경우, 자극적인 사운드를 추구하는 곡들에서는 오히려 ITB 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아웃보드를 하나도 안 쓰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3차원적인 공간감이나 따뜻하고 단단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추구하는 음악을 만났을 땐 아날로그 아웃보드를 사용하면 좀 더 원하는 사운드를 만들기에 수월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전부터 진공관 장비의 사운드를 좋아해서 몇 가지 진공관 아웃보드를 종류별로 구비하였고, 상황에 맞게 즐기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금 귀찮고 진공관이라는것이 소모품이라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자신과 잘 맞는 장비라면 쓰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GL: 진공관 사운드를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진공관을 관리하는 노하우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이청무: 진공관 관리는 특별한 노하우보다는 열심히 체크해 봐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진공관의 컨디션이 그때그때 다를 수 있고 많이 사용하다 보면 수명이 빨리 닳는 부분이 있어서, 진공관 장비는 무조건 미리 켜서 예열하고, 노이즈가 있는지 없는지 잘 체크한 후에 사용합니다. 만약에 체크했는데 문제가 있으면 진공관을 교체해야 하므로 항상 스페어 진공관은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또한, 장비를 끌 때도 매우 중요합니다. 진공관 전원을 내린 다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코드를 뽑아야 하는 디테일한 관리 방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불편한 과정이 있음에도 플러그인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진공관 특유의 사운드 때문에 꾸준한 관리와 함께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GL: Studio 505의 믹싱 룸과 레코딩 룸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라우팅은 어떻게 구성하셨을까요? 

이청무: 505의 레코딩 룸은 단순한 라우팅으로 되어있습니다. 레코딩 시 시그널을 최소화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모든 연결은 아날로그로만 되어있습니다. 믹싱 룸은 하이브리드로 레코딩 룸보다는 좀 복잡한 편입니다. 제 DAW 환경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Universal Audio /유니버설 오디오/의 Apollo 16 MK2 /아폴로 16 MK2/와 다양한 아날로그 아웃보드 장비들이 직결로 연결되어 있고, Pro Tools /프로 툴즈/ 인서트로 작업합니다. 그 후에 Apollo에서 나오는 최종 2-트랙 사운드는 레코더의 기능을 하는 또 다른 컴퓨터와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들어가 레코딩되는데, 이 과정에서도 아날로그 장비와 플러그인을 혼용하여 사용합니다. 그렇게 하면 무거운 플러그인을 마스터 트랙에서 운용하는 것도 좀 더 수월해지면서 컴퓨터에 부하도 줄어들고, 아날로그 장비와 AD 컨버터와의 운용에도 좀 더 유연해질 수 있는 등등의 장점이 있습니다. 


GL: Studio 505에서 사용하는 마이크와 주로 어떤 소스를 레코딩하는지 궁금합니다. 

이청무: 505에서의 레코딩은 보통 보컬 위주로 운영되고 있지만 종종 악기녹음도 하고 있습니다. 어쿠스틱 기타와 같은 소규모 악기나 기타/베이스 앰프 녹음도 가능해서 여러 마이크를 보유 중입니다. 정확하고 선명한 성향때문에 저희가 보컬에 가장 자주 사용하고 있는 Mojave Audio /모하비 오디오/의 MA-1000DS는 오래전부터 외국에서 굉장히 평이 좋았던 마이크입니다. 적은 노이즈와 화사하게 오픈된 고음과 깨끗하고 플랫한 인상의 중음, 대단히 풍성하지는 않지만 깨끗하고 너무 뚱뚱하지 않고 좋은 저음역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리앰프와의 궁합도 그다지 까다롭지 않았습니다. Soyuz Microphones /소유즈 마이크/의 017 FET은 다소 캐릭터 감이 있어서 톤이 다소 심심한 보컬이나 나일론 기타 녹음에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Chandler Limited /챈들러 리미티드/의 프리앰프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어쿠스틱 기타 레코딩에 자주 사용하는 Telefunken /텔레펑켄/의 ELA M 260은 풍성하고 따스한 질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성향의 악기들을 녹음하기에 정말 좋습니다.



GL: 레코딩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청무: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아티스트가 듣는 모니터라고 생각해요. 모니터하는 환경도 중요하고, 레코딩 시 듣는 모니터의 사운드 밸런스가 정말 중요합니다. 정말 모니터에 따라서 싱어의 퍼포먼스가 크게 바뀝니다. 예민한 싱어일 경우 더 그렇겠죠. 그다음이 가수의 컨디션과 소스의 질감이라고 생각해요. 녹음 때 사용되는 진공관 장비들은 그 장비의 퍼포먼스를 위해 1시간 전엔 켜서 예열해 놔야 하고, 진공관 상태가 괜찮은지 소리를 들어보며 체크합니다. 또한 마이크는 마이크 프리와의 궁합이 굉장히 중요한데, 가지고 있는 마이크/프리앰프들을 어떤 조합으로 녹음할지 미리 계획하고 준비합니다.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항상 다양한 연구와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GL: Soyuz Microphones의 The Launcher는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시나요? 

이청무: 다이내믹 마이크로 녹음할 때 사용하고, 좀 더 따뜻한 소리로 받아보고 싶어서 구매했습니다. 직접 사용해 보니 The Launcher /더 런처/는 듣기 좋은 중음역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나 중음역에 집중된 다이내믹 마이크와 시너지가 좋았습니다. 앰프 녹음이나 악기 녹음, 색깔 있고 펀치감 있는 보컬 사운드 레코딩에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GL: 스튜디오에 보유한 다양한 프리앰프는 각각 어떤 상황에 잘 어울리는지 궁금합니다.

이청무: 녹음할 때 편곡을 많이 생각하는 편인데, 종종 팝 음악에서는 진공관 프리앰프의 두터운 사운드가 어울리는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빈티지한 음악이나 레트로한 사운드에 주로 사용하는 편이고, 모던한 노래에는 Great River /그레이트 리버/의 MP-500NV 프리앰프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깨끗하고 자글거리는 느낌 없이 선명하게 잘 받아주는 느낌이라 깔끔한 편곡에 사용하는 편입니다. 


GL: 믹싱에서 아날로그 아웃보드를 사용하는 것과 디지털 플러그인의 차이에서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청무: 아무래도 편리함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납니다. 아날로그 아웃보드는 세팅을 바꿔야 할 때마다 리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빈티지 장비들은 리콜이 까다로운 경우도 많습니다. 고장이 나면 고쳐야 하고 100% 고쳐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하지만 플러그인은 같은 장비를 100개도 동시에 사용 가능하고 리콜의 불편함이 없습니다. 또한, undo 등의 다양한 기능을 통해 작업 속도도 굉장히 빨라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아날로그 아웃보드가 굉장히 많이 팔리는 것을 보면 재밌습니다. 저는 플러그인과 아날로그는 더 이상 가짜와 진짜로 구분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냥 서로 다른 존재의 사운드 도구로 정의 해도 됩니다. 플러그인에서는 아웃보드로는 만들 수 없는 소리를 만들 수 있고, 아날로그 아웃보드에는 플러그인과는 다른 짙은 농도와 무게감, 안정적인 톤 등의 차이가 있습니다.



GL: 현재 사용하시는 아날로그 아웃보드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청무: 저희 Studio 505에는 다양한 종류의 컴프레서/리미터, EQ 및 리버브 등의 아웃보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드럼 트랙에는 항상 VCA 타입 컴프레서를 사용하고 있고, Opto 또는 Vari-Mu 스타일 진공관 컴프레서와 Manley Massive Passive EQ /맨리 메시브 패시브 EQ/를 통해 리드 보컬의 톤을 만듭니다. Empirical Labs /엠피리컬 랩/의 EL7 FATSO Jr /EL7 팻소 Jr/ 로 각종 버스 트랙에 약간의 새츄레이션이나 컴프레싱을 추가하거나 과격한 프로세싱 후 패러럴로 사용해도 아주 좋습니다. 또한, Chandler Limited의 Zener Limiter /제너 리미터/는 드럼, 베이스, 신스, 랩 또는 보컬 버스 등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Overstayer /오버스타이어/ M-A-S Model 8101 특유의 글루감과 묘한 새츄레이션으로 생기는 덩어리감 때문에 마스터 트랙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GL: Chandler Limited의 Zener Limiter는 정말 다양한 곳에서 활용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주로 어떻게 사용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이청무: 최근 구매한 Chandler Limited의 Zener Limiter는 드럼 버스에서 너무나도 훌륭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그 외에도 디지털 신스 사운드를 그룹으로 묶어서 버스 트랙에 사용하면 아날로그 사운드가 추가되고, 적극적으로 사용할수록 늘어나는 하모닉스와 디지털 사운드 특유의 고음역 사운드도 잘 잡아주는 느낌이었습니다. Zener Limiter는 마치 록 음악처럼 공격적이고 폭발적인 느낌이 있는데요. 밋밋한 소스에 모조를 추가하고 싶을 때 Zener Limiter를 사용하면 정말 좋았습니다. 다른 아웃보드나 플러그인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그런 느낌을 한 번에 표현해 줘서 너무 좋았고, 심심하거나 밋밋한 소스에 사용하면 소스가 살아나는 느낌이 들어 최근 정말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GL: Overstayer M-A-S 특유의 사운드에 대해 자세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청무: 저는 Overstayer M-A-S가 Solid State Logic /솔리드 스테이트 로직, SSL/의 4000시리즈 콘솔을 사용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콘솔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콘솔에서만 얻을 수 있었던 사운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시절, 콘솔로 드럼을 레코딩한 후에 레코딩 소스를 가지고 콘솔이 없는 작업실에서 들어보면 DAW로 어떠한 프로세싱을 해도 콘솔에서 나오는 2-트랙 사운드처럼 만드는 게 너무 어려웠습니다. 아날로그 콘솔에서 오는 글루감이나 덩어리 감을 표현하기가 너무 어려웠는데, Overstayer M-A-S가 그런 느낌을 주는 것 같았어요. DAW를 통해서 작업하시는 분들에게 M-A-S 같은 장비가 하나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GL: 디지털 소스로 작업 된 사운드에 아날로그 사운드를 추가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청무: 주로 Chandler Limited의 Zener Limiter 같은 컴프레서/리미터를 사용하거나 Overstayer M-A-S 같은 새츄레이터나 Thermionic Culture /써미오닉 컬처/의 Culture Vulture /컬처 벌처/ 같은 장비도 사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패러럴 프로세싱을 통한 버스 컴프레싱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디지털 사운드로 구성된 밴드 사운드를 조금 더 아날로그스럽게 만들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디지털 사운드로만 이러한 에너지를 담기는 힘든 부분이 있어서 패러럴 컴프레싱이나 EQ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과감하게 왜곡을 추가해야 아날로그스러운 사운드가 나오더라고요. 소스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에너지가 없거나 심심할 땐 이런 식으로 작업하는 편입니다.



GL: 믹싱 엔지니어에게 정확한 모니터링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최근 Amphion One15 스피커를 추가하셨는데, 기존의 스피커와의 차이점이 있었나요?

이청무: 원래는 피드백 스피커로 사용할 목적으로 구매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스피커의 방향을 돌려서 제가 모니터링을 해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좋아서 제가 듣는 용도로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스피커를 쓸 때 항상 좋은 부분도 있지만, 한 가지씩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요. Amphion /암피온/은 제가 항상 아쉬웠던 부분을 채워주는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매우 선명한 사운드를 들려주었고, 팝 음악 믹싱에 최적화된 스피커라고 생각했습니다. 디테일한 고음이나 해상도를 통해 믹싱을 체크하기에 너무 좋았고, 사이즈가 조금 작다 보니 저음역이 부족하긴 하지만 뛰어난 밸런스로 저음역을 체크하기 어렵지도 않았습니다. 


GL: 다이내믹 계열의 아웃보드 외에도 다양한 리버브 아웃보드도 사용하고 계시는데요. 플러그인과 하드웨어 리버브의 차이점이 있을까요?

이청무: 확실히 차이는 있는 것 같습니다. 둘 중 어떤 게 더 좋다는 건 아니고요. 실제로 Bricasti Design /브리카스티 디자인/의 M7 리버브도 사용하고 있지만 플러그인도 많이 사용합니다. 하드웨어 제품을 복각했다고 하지만 이름만 비슷할 뿐 서로 많이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드웨어 리버브는 무게감이 있고, 잔향이 오래동안 쭉 뻗어나가는 느낌이 있는데, 플러그인은 하드웨어에 비해 잔향이 쉽게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하드웨어와 비슷한 사운드를 낼 수 있는데다가 파라미터를 오토메이션을 할 수도 있고 DAW 상에서 다른 플러그인과 함께 자유롭게 가공할 수 있기 때문에 다채롭게 사운드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하드웨어는 너무 과감한 프로세싱을 할 경우 노이즈가 올라오거나 딜레이 보정이 길어져서 믹스 시 까다로운 부분이 있을 수 있는 점에서 사용하기 번거롭지만, 장단점을 고려하여 두 가지를 적절하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GL: 믹싱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청무: 가장 중요한건 밸런스라고 생각합니다. 또 사운드 메이킹에 있어서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되도록 위상에 신경을 쓰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근래에는 사이드 체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GL: 본인만의 위상 관리 노하우가 있을까요?

이청무: 예를 들자면 EQ를 여러 주파수 대역에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한 트랙에서 250Hz에도 문제가 있고, 500Hz에도 프로세싱이 필요한 상황에서 예전에는 한 개의 EQ로 작업을 해봤는데요. 아무리 좋은 플러그인이라도 위상 문제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EQ를 하나 더 추가해서 서로 다른 대역에 각각 다른 EQ를 사용합니다. 그렇게 사용하면 재미있는 게 부스터와 컷을 할 때 각 플러그인의 색깔까지 생각하면서 재미있는 사운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써지컬 EQ는 깔끔하게 UAD의 Massenburg EQ /마센버그 EQ/를 사용하고, 부스트는 개성 있는 Sonnox Oxford EQ /소녹스 옥스포드 EQ/나 McDSP /맥디에스피/ 같은 EQ를 사용해서 대역별로 프로세싱하는 편입니다.



GL: 최근 가장 자주 사용하시는 플러그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청무: UAD의 VSM-3, Lexicon 480L /렉시콘 480L/, RMX16, Hitsville EQ /히츠빌 EQ/, Oxford EQ와 Slate Digital /슬레이트 디지털/의 FG-X, VMR은 모든 세션에서 항상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UAD의 VSM-3는 사용할 때마다 감탄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하드웨어 아웃보드로 꼭 써보고 싶습니다.


GL: 종종 SNS를 통해 자주 사용하는 플러그인에 대한 소개와 활용법에 대한 게시물을 올리시는 걸 봤습니다. 몇 가지 노하우를 공개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이청무: 약간의 소개를 드리자면 Lexicon 480L의 Large Hall 리버브를 걸고, 그 뒤에 좀 더 특색있게 UAD의 MXR Flanger 플러그인을 걸어서 조금만 Mix 하면 입체감이 더 살아나는 사운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드라이한 소스에는 RMX16의 Nonlin을 인서트한 후에 FATSO Jr. 같은 컴프레서로 강하게 눌러주면 좀 더 특이한 텍스처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GL: Soundtheory의 Gullfoss나 iZotope의 Ozone, Neutron 등 AI를 기반으로 하는 플러그인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습니다. AI 기반 플러그인에 대한 견해가 궁금합니다.

이청무: 저는 이러한 플러그인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직은 생소한 플러그인이다 보니 이러한 플러그인에 관한 공부를 많이해야 하는 것 같더라고요. AI 기반 플러그인이 처음 출시 됐을 때는 잘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플러그인에 대해 알아보고 공부를 해보니 활용도가 굉장히 높은 플러그인이었습니다. 지금은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확실히 조심해서 사용할 필요는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원하지 않는 부분까지 프로세싱되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그런 부분을 잘 포착하고 케어해야 하는 부분에서 숙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Soundtheory /사운드씨어리/의 Gullfoss /굴포스/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지만, 난감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자주 사용합니다. 어떤 트랙의 문제점이 EQ나 단순한 프로세싱으로 해결되지 않을 때 Gullfoss를 사용하면 마법처럼 해결될 때가 있었습니다. 다만 이 플러그인도 사용하기 까다로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공부와 숙련이 필요합니다. 


GL: 플러그인을 선택하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청무: 몇 가지 기준이 있는데요. 일단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편한 인터페이스를 중요하게 생각하고요. 소리가 너무 인위적이지 않고, CPU 점유율이 너무 높지 않으며, 아날로그 아웃보드로는 흉내 내기 힘든 플러그인을 주로 사용합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인터페이스가 제 스타일이어야 합니다. (웃음) 그런 의미에서 UAD 플러그인이 디자인을 참 잘하는 것 같습니다.



GL: 엔지니어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이청무: 일단 저희 Studio 505를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라서 스튜디오를 잘 꾸려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우리만의 개성을 살려서 다른 스튜디오와 차별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머시브 믹싱/마스터링에도 최근 관심이 생겼는데, 공부해 보고 도전하고 싶습니다. 

 

GL: 뮤지션, 음향 엔지니어를 꿈꾸는 분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청무: 음향 엔지니어를 꿈꾸는 분들은 반드시 음악을 직접 만들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어느 시점부터는 사운드 메이킹의 모든 힌트가 바로 음악을 만드는 현장에 있었다고 깨달았습니다. 요즘 많은 분들이 너무 믹싱에만 관심을 많이 가지시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저 또한 어릴적엔 그랬었지만, 오히려 믹싱을 배울 수 있는 콘텐츠나 선생님보다는 뮤지션들과 함께 녹음하고 부딪혀 보면서 더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엔지니어 활동을 시작하려는 분이라면 꼭 레코딩을 많이 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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