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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 Interview] 대화와 소통을 기반으로 쌓아 올린 매력적인 음악, 프리즘필터 프로듀서 NATHAN

2023.08.07. Artists

프리즘필터 소속의 프로듀서 NATHAN(네이슨)은 제이미, 우즈, 펜타곤, 세븐틴, 스텔라장, 비투비 등 K-Pop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프로듀싱하며 자신만의 캐릭터와 사운드를 완성해가고 있습니다. 힙합에서 처음 시작된 그의 음악관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거치며 더욱 유니크한 감성으로 발전해 나갔고, M.O.L.A(몰라) 크루와 같은 동료들과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더욱 그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 클래스 제작 및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자신의 음악적 컬러를 완성형으로 다듬어가는 NATHAN을 기어라운지가 만나봤습니다.



GL: 안녕하세요, GL Interview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간단한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NATHAN: 안녕하세요 GL Interview 독자 여러분, 프리즘필터 소속 프로듀서 NATHAN입니다. 


GL: 최근 어떻게 지내셨나요? 

NATHAN: 요즘은 잠시 숨을 돌리는 시기를 갖고 있어요. 지난 4, 5년 전부터 불과 얼마 전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들과 온라인 강의 준비 등, 정말 쉼 없이 달려왔거든요. 여행도 다니고, 자유롭게 곡들도 쓰면서 재충전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당장 어떤 것인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휴식 사이사이에 재미있는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작업 중이기도 하고요. (웃음)


GL: 최근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온라인 클래스 강의들이 많아지고 있고, NATHAN 님의 클래스도 제작되었어요. 참여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NATHAN: 처음에 온라인 클래스를 SNS 광고를 통해서 접하게 되는데, 저도 궁금한 아티스들의 클래스는 찾아보곤 했었어요. 참여한 계기라기보다는 기술적인 것보다 좀 더 지망생분들에게 필요한 실질적인 것들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혼자서 음악을 시작하고, 스스로 배우는 어려움에 대해 마음고생을 해왔어서 그런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정말 좋은 스킬들이 많지만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 결론적으로 어떻게 곡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것들이 어려울 수 있겠구나 느꼈습니다. 이런 부분에 갈증 아닌 갈증을 느꼈죠.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먼저 제의를 주셔서 클래스를 제작하게 되었고, 좀 더 지망생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많이 전달해 드리고자 노력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음악 업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또 같이 작업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고요. 정말 많은 도움을 얻어가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GL: NATHAN 음악의 첫 시작부터 이야기해 볼게요. 어떻게 음악을 접하게 되셨나요?

NATHAN: 제가 음악을 하게 된 가장 첫 번째 계기는 랩이었어요. 2011년 정도, 중학생 때 친형이 자기가 친구랑 같이 만든 곡이라고 하면서 녹음한 랩을 들려줬어요. 그때 래퍼들이 직접 자신의 랩을 쓴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게 저한테 너무 멋있게 다가왔어요. 그때부터 혼자 랩 하고 탑라인 짜고 녹음하고, 커뮤니티들에 업로드하고 그랬었죠. 그러다 어느 순간 아예 제 곡을 처음부터, 완전히 백지상태에서부터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고, 그때 자연스럽게 트랙메이킹과 작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GL: '젊은 세대’의 뮤지션에 속하긴 하지만, 2011년이라면 그때도 지금처럼 온라인 정보가 넘치던 시절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작곡과 프로듀싱을 배우게 되셨나요?

NATHAN: 처음엔 피아노를 연주하고 싶어서 재즈 피아노를 배웠는데, 당시 선생님께서 DAW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을 가르쳐주셨어요. 그렇게 배운 것들을 정리해서 혼자서 음악을 만들어보다가 프로듀서 팝타임 형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원하는 사운드나 음악을 카피해 보고, 레슨처럼 팝타임 형과 프로젝트를 연구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레 작곡과 프로듀싱을 익힌 것 같아요.

하지만 당시에 학생이었고, 성적이 떨어져서 부모님이 레슨을 못하게 하신 적이 있었는데, (웃음) 그때 한 2년 동안 혼자서 작업한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활동도 하고, 거기서 알게 된 친구들과 함께 작업을 했었죠. 우주비행의 피셔맨과 펀치넬로 같은 친구들이 당시에 알게 된 뮤지션들이고, 함께 연구하면서 실력을 쌓아갔습니다. 



GL: 처음엔 래퍼가 되고 싶다고 하셨는데, 프로듀서로 목표를 전환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NATHAN: 사실 제가 먼저 프로듀서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아니었어요. 친구들이 곡을 만드는 걸 돕자는 생각에 작곡을 시작을 했고, 제가 플레이어로써 음악 활동을 하는 게 주목표였어요.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프로듀서가 저한테는 더 맞는 옷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제 MBTI가 INFJ인데, 내향적이고 생각 많고 계획적인 저에게 성격적으로도 더 적성에 맞고, 플레이어의 역할보다 프로듀서로서의 역할이 저에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티스트들의 원하는 바와 아이디어들을 더 멋지고 매력적이게 다듬어서 현실로 구현해 내는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마치 하나의 원석을 보석으로 만드는 과정 같아요. 제가 항상 예로 드는 비유가 있는데, 저는 스티브 잡스 보다는 스티브 워즈니악이, 유비보다는 제갈량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GL: 제이미의 "전화받아"에서는 피처링으로도 참여하셨어요. 향후 ‘플레이어’로서의 목표도 가지고 계시나요?

NATHAN: 잘 모르겠어요. 지금 당장은 프로듀서 일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전화받아’는 저의 크루, M.O.L.A의 단체곡 느낌으로 만들었던 건데, 이렇게 크루원들이랑 단체곡을 내는 게 아닌 이상 당분간 플레이어로써 나올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아마 제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나 플레이어로써의 재미가 다시 생긴다면 시도해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GL: 최근 <보이즈 플래닛>, <킹덤>, <청춘유니2> 등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경연곡을 여러 번 프로듀싱하셨어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일반적인 작업 방식과는 달랐을 것 같아요.

NATHAN: 제가 생각하는 경연곡들만의 특징은, 곡을 듣자마자 경연 무대가 그려져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티스트나 프로듀서들뿐만이 아니라, 음악 관련 일을 하지 않으시는 분들이 들었을 때도 그려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음악 프로듀서와 작곡가뿐만이 아니라 A&R, 퍼포먼스 디렉터, 안무가 등, 하나의 경연 무대를 이 모든 사람들이 같이 만들어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모두가 같은 그림을 머릿속에 갖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느껴요.


GL: 여러 사람들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선 피드백을 주고받고 소통 과정이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음악으로 캐치해 내는 과정에서 NATHAN 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NATHAN: 아무래도 동료 프로듀서들이나 엔지니어 님들과 소통할 때처럼 정확하게 설명하기보단 추상적인 표현이 많았어요. 이런 경우엔 제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는 방식으로, 어떤 것을 원했을 때 이렇게 표현했을까?라고 역으로 생각합니다. 데모를 들려드릴 때 여러 가지 옵션을 건네드리고, 상대방이 선택한 옵션의 어떤 것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여쭤보기도 하고요. 그렇게 얻은 저만의 접근법으로 프로젝트 내 협업에서 사용하고 아이디어를 캐치하기도 하죠.



GL: 우즈의  다섯 번째 미니 앨범, <OO-LI>가 성공적으로 릴리즈 되었고, 앨범 대부분의 트랙을 프로듀싱하셨습니다. 수록곡을 작업하면서 전달하고자 했던 전체적인 느낌이나 톤이 있었나요?

NATHAN: 음…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는데 ‘농도’ 였어요. 최근 국내에 록 기반 음악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고, 저는 장르의 팬으로서 지금 시기가 너무 행복한데 항상 5%의 갈증이 있었던 것 같아요. 록을 지금 트렌드에 맞게 가져오면서 어쩔 수 없이 버려지는 록만의 ‘멋’들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에바네센스,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도트리, 린킨 파크처럼 제가 어렸을 때 즐겨 들었던 밴드들의 멋과 감성을 우즈의 스타일로 담아내려고 노력했어요. 대중들이 ‘아, 이거 록이구나’하고 느껴질 수 있는 요소만 가져오는 게 아니라 록 팬들이 들었을 때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앨범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즈는 그런 요소를 너무 잘 표현할 수 있는 아티스트이기도 하고요.


GL: 말씀해 주신 아티스트들을 보면 흔히 코어, 메탈이라 불리는 강렬하고 캐릭터가 강한 스타일의 뮤지션들인데, 앨범의 느낌은 전체적으로 잘 정렬되어 있어요. 전체적인 사운드, 분위기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NATHAN: 생각보다 과하게 가져가는 게 도움이 되었어요. 우즈의 팬분들이 기존 K-Pop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보니 보니 우즈의 음악을 듣는 리스너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생각에 과하진 않을까 걱정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타협점을 찾으면, 앞서 말씀드린 ‘농도’가 빠지게 되더라고요. 차라리 더 밀어붙이자라는 생각으로 사운드를 잡았습니다. 단, 그런 자극적인 요소들이 ‘장치’로 작용할 수 있게끔 기승전결을 확실하게 만들어서 리스너들이 납득할 수 있게끔요.


GL: 산들의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대 모습은”부터 비투비의 “기도”까지, 굉장히 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이셨어요. 곡을 만들 때, 장르를 정하고 써 내려가는 스타일인지, 혹은 편곡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추가하는 스타일인지 궁금합니다.

NATHAN: 보통 장르적인 큰 틀을 정하고 시작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동료들이랑 먼저 대화를 나누고 시작해요. 어떤 이야기를 담을 건지, 어떤 감성으로 갈지 같은 이야기들을요. 그것들이 정해지면 그 감정선과 주제들을 가장 잘 표현해 낼 수 있는 장르나 요소들이 생각이 나거든요. 그렇다고 그 장르에 무조건 갇히지는 않는 편이라 편곡 과정에서 이런저런 아이디어들도 많이 추가하는 편이에요. 마지막에 최종적으로 보면서 너무 과하거나 굳이? 같은 느낌이 드는 아이디어들은 쳐내기도 해요.


GL: 비트가 장르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리듬과 멜로디 중 어떤 것을 먼저 스케치하시나요?

NATHAN: 드럼먼저 완성하는 경우도 있고, 멜로디를 먼저 쓸 때도 있고 2가지 스타일 모두 비등비등하지만, 드럼먼저 쓰는 경우가 조금 더 많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힙합에서부터 음악을 시작하기도 했고, 리듬에 따라 장르가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에 드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특정 장르를 생각하면서 비트를 완성하고 나서 해당 장르와 전혀 상관없는 멜로디와 코드, 악기를 추가했을 때 묘한 느낌이 좋은 경우가 많아서 드럼을 먼저 찍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좋은 멜로디가 떠올라서 해당 멜로디를 먼저 빠르게 완성하고 그 위에 드럼을 찍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GL: 곡을 쓸 때,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NATHAN: 2가지인데, 하나는 ‘반응’이에요. 피드백 같은 반응을 뜻하는 게 아니라, ‘반사신경’ 같은 반응을 뜻해요. 아티스트들이나 같이 작업하는 동료들이 곡을 들었을 때는 ‘이 곡을 부르고 싶다.’ 혹은 트랙이면 ‘이 위에 랩이든 탑라인이든 너무 작업하고 싶다.’라는 욕구가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중들이 들었을 때는 자신만의 삶이나 추억들이 생각났으면 좋겠습니다. 듣고 ‘노래 좋네’ 하는 곡이 아니라, 이렇게 ‘반응’이 있는 곡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제 만족도예요. 프로듀서는 남을 만족시켜야 하는 롤이긴 하지만, '내가 먼저 내 결과물에 만족하지 않으면 그 누가 만족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내가 좋아하고 내가 즐겨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들어야 누군가도 나만큼 좋아하고 즐길 수 있고, 창작의 기준도 더 명확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GL: 최근 발매된 음악들을 들어보면 과감한 프로세싱도 많이 들을 수 있고, 일반적인 스타일이 아닌 독특한 기타 사운드들도 많이 들어볼 수 있었어요. 프로듀서 NATHAN이 생각하는 본인 음악만의 특징이 있다면 혹은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NATHAN: 이건 진짜 한 번도 생각을 안 해본 부분인데… 예전에는 특징이 없는 게 특징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캐릭터가 없었으면 했어요. 사람들이 저인줄 모르고 들었는데, 곡이 너무 좋아서 크레딧을 보니 ‘어라 NATHAN의 곡이네?’ 하는 반응이 너무 좋았거든요. 지금은 잘 모르겠네요. 만약 인터뷰를 읽고 계시는 독자분들 중에 제 음악만의 특징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신다면 저에게 말씀해 주세요. (웃음)

추구하는 것은 좋은 표현일진 모르겠는데, 특정 장르의 느낌이 많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떤 장르의 교과서 같은 음악들이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지만, 그 장르 인해서 파생된 새로운 음악들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작가들도 많고, 플레이어도 많은 요즘에 더욱 다양한 것들이 시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약간 ‘NATHAN이 이런 장르를 썼구나’라는 느낌보다, 그냥 ‘NATHAN이 좋은 음악을 썼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느낌이 더 좋은 것 같아요.



GL: 가장 존경하는, 혹은 NATHAN 님에게 영감을 주는 뮤지션은 누구인가요? 

NATHAN: 차일디시 감비노, 브루노 마스, 그리고 팝타임 형, 이렇게 세분입니다. 차일디시 감비노는 옛날부터 너무 좋아했어요. 원래 <Community>라는 TV 시리즈를 좋아했어서 배우로서 먼저 알게 되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음악도 하시는 거예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연기도 하고 싶었고, 음악도 하고 싶었고, 영화나 드라마도 만들고 싶었거든요.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그대로 다 하시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디스코그래피를 보면 자신의 삶에 되게 솔직하다고 느껴져요.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는데 자신이 살아가면서 생각이든 삶을 대하는 태도든,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루드비히 고란손이라는 차일디시 감비노와 거의 모든 작업을 같이 해오고, 영화 음악도 하시는 프로듀서가 있는데 이 분의 음악도 좋아합니다. 

브루노 마스는 프로듀서의 측면으로도 정말 존경해요. 가수로 데뷔하기 전 작곡가, 프로듀서 활동을 먼저 시작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본인’이라는 아티스트를 어떻게 프로듀싱해야 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을 프로듀싱한다는 게, 정말 제일 어려운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팝타임 형은 음악으로도, 프로듀싱으로도, 그리고 마인드로도, 제가 항상 너무 많은 걸 배워요. 저는 K-Pop 팬들이 음악만 소비하는 게 아니라 그 아티스트의 인간적인 면모도 소비한다고 느끼는데, 프로듀서가 그런 모습을 얼마나 음악에 잘 담아내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형이 해주신 말 중에 프로듀서가 먼저 아티스트의 팬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팬만큼, 팬보다 더 아티스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그들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 수 있다고 해주셨는데, 이 마인드가 아직까지도 제가 작업을 할 때 가지는 마음가짐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프로듀서상이 있다면, 팝타임 프로듀서님이 제일 가까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GL: 프로듀서는 대중들과 간접적으로 감정을 공유하는 직업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많은 분들이 NATHAN 님의 음악에 공감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대중의 니즈를 파악하거나 공감대를 형성하는 팁이 있다면요?

NATHAN: 대화하는 법을 잘 알고 있으면 좋다고 생각해요. 개인 간의 상호작용이라는 점에 있어서 대화와 음악은 많은 부분 닮아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누군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내 얘기를 먼저 해야 하고, 그래야 상대방도 ‘나도 그런 경험 있었는데?’ 혹은 ‘나도 이런 거 좋아하는데?’ 하고 반응하고 공감하는 것처럼요. 다양한 대화법들을 음악과 대중에 대입하여 생각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GL: 프로듀서라면 필연적으로 내 마음에 드는 것과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의 방향이 엇갈릴 때가 있을 텐데요, 이럴 때는 어떻게 돌파구를 찾으시나요?

NATHAN: 보통 이런 벽에 부딪혔을 때 저만의 프로토콜이 있어요. 우선 그 두 방향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3번째 방향을 찾아요. 며칠정도의 기한을 정해놓고 고민과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시도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사용합니다. 3자리 비밀번호 찾겠다고 0부터 9까지의 조합을 다 시도하는 것처럼요. 또, 제 마음에 드는 방향과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향, 이것보다 좋은 결과를 얻는 게 목표이다 보니 애매하게 섞은 느낌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렇게 노력해도 3번째 방향이 나오지 않는다면 내 마음에 드는 방향으로 갈 건지, 아니면 더 대중적으로 선호되는 방향으로 갈 건지 그 순간의 제 자신이 판단합니다. 절대적인 건 이 세상에 없기 때문에 제 마음에 더 드는 걸 선택했을 때 그게 대중들이 더 좋아할 수도 있고, 혹은 대중들이 선호하는 것을 골랐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외면받을 때도 있거든요. 모든 건 그 순간의 판단이라고 생각해요.



GL: 앞서 언급했던 보이즈 플래닛의 “En Garde (준비, 시작!)”도 그랬듯, 한 곡에 많은 작가들이 참여하는 송캠프식의 작업 방식이 한국에도 완전히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혼자서 작업하는 것과 협업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NATHAN: 아무래도 협업으로 작업을 하면 혼자서 작업할 때보다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요. 작업도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요. 그렇지만, 그만큼 프로듀서의 역할이 중요한 것도 있어요. 방향키를 잡고 이끄는 프로듀서가 잘 이끌지 못한다면, 자칫 방심해서 산으로 갈 때가 너무 많거든요. 매 작업이 그래야 하지만, 협업에서는 특히나 판단력이 최대로 올라와 있어야 해요.


GL: 협업에 있어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NATHAN 님만의 팁이 있다면요?

NATHAN: 대화를 정말 많이 해요. 이번 인터뷰 주제가 ‘대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주 얘기하는 것 같네요. (웃음) 우선 대화를 최대한 많이 해야 동료들이 이 곡을 내가 의도한 방향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아니라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거기에서 내가 생각 못한 더 좋은 방향은 없는지 등 제 의도에 대한 온도를 서로 맞출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가급적 탑라이너 분들이 멜로디를 짤 때 옆에 같이 있는 편이에요. 계속해서 방향을 맞춰주고 아이디어들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가끔은 원격으로 작업하는 것보다 이렇게 오프라인으로 작업하는 게 더 효율적일 때가 있다고 느낍니다. 엔지니어 분들과도, 먼저 파일을 받아서 제 모니터링 환경에서 먼저 확인한 후에, 수정할 부분들이 있을 때는 오프라인으로 직접 찾아뵙고 수정을 진행합니다. 수정요청을 드릴 때도 ‘이렇게 해주세요’ 보다는 제가 원하는 느낌이나 의도를 먼저 말씀드리고, 그에 대한 대화를 나눠요. 제가 생각한 수정방향보다 제 의도를 더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방향을 엔지니어분들이 제시해 주실 수 있으니까요. 



GL: NATHAN 님의 음악 중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NATHAN: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사실 팬분들이 제일 애착이 있는 노래가 무엇이냐라고 물어보신 적이 많은데, 저는 항상 자기 자식 같은 제 음악들 중 어떻게 하나만 고를 수 있겠느냐고 대답하거든요. (웃음) 저도 제 음악을 좋아하고, 모든 곡에 애착이 있다 보니 하나만 고르는 게 많이 어렵습니다. 

그나마 생각이 많이 나는 노래를 고르라면 펜타곤의 “봄눈”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처음으로 제대로 된 록 음악을 써보자 하는 마음에 시작한 곡인데, 아무리 록 팬이더라도 즐겨 듣던 것과 직접 만드는 것은 너무 다르다 보니 조금 힘들었어요. 반년 동안 매일매일 프로젝트를 열었고, 버전도 15개까지 나왔었죠. 이상하게 그 당시에 음악적으로 슬럼프도 와버려서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보냈었습니다. 하지만 펜타곤의 키노가 말해준 “봄눈”이라는 곡의 주제, 의미가 너무 좋았어서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완성을 하고 싶었어요. 결국 발매까지 이어졌고, 트랙이 공개되는 시점에 그동안 힘들었던 것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던 것들 등 여러 감정이 복받쳐 올라왔어서 생각이 많이 나는 곡이에요.



GL: M.O.L.A 크루에 소속되어 있고, 2015년부터 긴 시간 동안 같이 크루원들과 음악을 만들어오고 계세요. M.O.L.A 크루에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NATHAN: M.O.L.A는 Make Our Life Awesome의 약자고, ‘우리 삶을 함께 멋지게 만들어나가자’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가는 크루라기보다는, 마음 맞고, 음악 취향 맞는 친한 친구들 정도로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저랑 우즈, 제이미, 펜타곤의 키노, 세븐틴의 버논, 그리고 기타리스트 호호, 이렇게 여섯 명이고요, 언제나 음악에 진심인 음악밖에 모르는 바보들이에요. 대신 실력은 너무 무서운 바보들이죠. 알고 계시겠지만, 크루원들 모두가 음악을 너무 잘해요. 덕분에 제가 안주할 틈이 없었어요. 작업실도 크루 작업실로 다 같이 쓰고 있어서 가끔 크레딧을 보면 @M.O.L.A Studio라고 적힌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이 크루는 저에게 집 같은 곳이기도 해요. 든든하고 듬직하고 언제나 돌아올 수 있는 나의 뿌리이자 집.


GL: 많은 분들이 M.O.L.A 크루처럼 음악으로 협업하고, 교감할 수 있는 동료를 찾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실제로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동료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떤 인연으로 크루를 결성하게 되셨나요?

NATHAN: 제가 <K팝스타>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간 적이 있는데, 방송에 나오는 2차 오디션 말고 1차 오디션의 심사위원 중 한 명이 제이미였어요. 그때 제가 들고 간 자작곡을 제이미가 엄청 좋아해 줬었어요. 곡도 좋고 랩도 잘한다고, 그래서 기분이 너무 좋았죠. 그래서 끝나고 트위터에 고생하셨다고, 감사하다고 멘션을 보냈어요. 답장을 받을 생각도 아니었어서 DM이나 쪽지 말고 멘션으로 보낸 거였는데, 갑자기 제이미가 저를 팔로우하고 DM을 보내는 거예요. 노래 진짜로 좋다고, 친구 하자고. 그래서 그때부터 친해지고 같이 작업을 하게 되었고, 제이미 통해서 우즈를 소개받고, 이어서 버논, 키노, 호호까지, 만나보니 6명 모두 너무 마음도 잘 맞고 좋아하는 음악들도 맞고, 그렇게 모이게 된 거죠.


GL: 음악에 대한 공유, 협업에 있어서 어려움을 느끼는 어린 뮤지션들이나, 지망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NATHAN 님만의 조언이 있다면요?

NATHAN: 대화… (웃음) 근데 정말로 대화가 협업에 있어서는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요. 



GL: 워크플로우에서 꼭 빼놓을 수 없는 하드웨어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NATHAN: 제가 별도로 레코딩 장비나 아웃보드들을 사용하지 않고 있고, 미니멀한 셋업을 가지고 있어서 특별히 꼽을 하드웨어는 없지만, 저는 마이크가 꼭 필요해요. 보통 트랙을 위주로 작업을 하긴 하지만, 아이디어들을 기록하고 얹어두거나, 또 의도에 맞는 마땅한 소스가 없을 때 녹음을 직접 해서 사용할 때가 많거든요. 또 필요에 의해서 데이터 넘기는 경우에도 제가 추가로 코러스 레이어를 더 쌓아서 보내기도 하고요. 버젯에 여유가 생겼을 때 제일 먼저 투자한 곳도 마이크였어요. 가끔 라이저나 FX, 복스 신스 소스를 찾을 때 제가 원하는 사운드가 없으면 입으로 직접 레코딩해서 쓰는 경우도 많아요. 

지금은 간소화된 워크플로우를 가지고 있지만 요새는 조금 아웃보드나 하드웨어 같은 장비들에 욕심이 생기기도 했고, 주변 형들에게 영업을 당해서 (웃음) 이것 저것 알아보고 있습니다.



GL: NATHAN 님이 프로듀싱하신 곡을 들어보면 자유롭고 감각 있는 이펙트 사용이 돋보이는데요. 이펙트를 과감하게 사용하는 데에 있어 참고한 것들이나,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NATHAN: 말 그대로 과감하게 사용하는 게 노하우라면 노하우일 것 같아요. 이펙터를 사용할 때 너무 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아주 살짝만 거는 경우가 많은데, 하지만 ‘이펙터’라는 것은 의도를 위한 장치잖아요? 그 의도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티가 나게 사용해야 전달이 확실히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매 순간 판단을 잘해야 하기도 하고요. 앞서 설명드렸던 우즈의 앨범 작업처럼 조심스럽게 작업하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된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사운드를 다루는 편입니다.


GL: 즐겨 사용하는 이펙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NATHAN: 우선 저는 비트크러셔 류를 엄청 좋아해요. 특유의 손상된 사운드를 좋아하는데, DAW 내장 비트크러셔, Goodhertz /굿헤르츠/의 Lossy /로시/를 자주 사용합니다. 비트크러셔가 아니더라도 오디오를 스트레칭하고 익스포트하고 다시 피치를 올리고를 반복하는 방식이나, 리버브 걸었다가 디버브를 거는 방식처럼 아예 퀄리티를 손상시키는 프로세싱을 자주 사용해요. Hi-Fi한 음악들이 많아지고 있고, 그런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장비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한 반항심인지 제 취향이 그런 것인지 이런 사운드가 재미있더라고요. (웃음) 우즈의 “안녕이란 말도 함께”라는 곡의 인트로에 이런 사운드를 들어보실 수 있어요. 

그리고 Decapitator /디카피테이터/같은 Soundtoys /사운드토이/의 플러그인들을 많이 쓰고 있는데, 특히 Little AlterBoy /리틀 얼터보이/는 매 곡마다 빠지지 않고 애용하는 것 같아요. 제가 메인 리드나 보컬 같은 트랙에 저음을 넣는 것을 좋아하는데, 로우가 들릴듯 말듯하게 추가하면 소스가 힘 있게 나오고 단단해지더라고요. 믹스를 40 정도로 주고 피치와 포먼트를 -12로 세팅해서 자주 사용합니다. 우즈의 “WAITING”이란 곡을 들어보면 이런 사운드를 찾아보실 수 있어요. 그리고 모두가 많이들 사용하는 FabFilter /팹필터/의 Pro-Q 3 /프로-Q 3/도 항상 꺼내쓰는 플러그인입니다. 



GL: 작업에 자주 꺼내쓰는, 선호하는 악기는 무엇인가요? 

NATHAN: 우선 기타를 되게 좋아해요. 정말 상상력만 충분하다면 기타라는 악기를 가지고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거든요. 또 신스류도 되게 잘 사용하는데, Omnisphere 2 /옴니스피어 2/를 진짜 잘 써요. 잘 만지기만 한다면 필요한 거의 모든 소리들이 들어있기도 하고, 레이어하기 편할 정도로 다른 신스 플러그인들에 비해 디지털한 느낌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외에 같은 Spectrasonics /스펙트라소닉스/의 Keyscape /키스케이프/나 Trillian /트릴리안/도 많이 사용하고 있고요.


GL: 가상악기나 실제 악기 등 아날로그와 디지털 워크플로우 중 NATHAN 님이 선호하는 작업 방식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NATHAN: 저는 아날로그, 디지털, 둘 다 동시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리버브나 딜레이 같은 경우는 컨트롤을 해야 하니까 일반적으로 플러그인으로 사용하는데, 기타리스트 호호와 기타를 레코딩할 때는 페달보드에 있는 리버브나 딜레이를 걸어두고 녹음받을 때도 많아요. 컨트롤할 수 없지만 플러그인으로 걸었을 때 표현할 수 없는 질감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는 그냥 과감하게 녹음해 버리는 거죠. 그렇다고 모든 트랙을 그렇게 받아버리면 나중에 수정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판단에 따라 적재적소에 각 워크플로우를 사용을 하면, 효율적인 것과 동시에 곡의 매력이 될 수도 있다고 느끼고 있어요.



GL: 음악을 제작할 때에는 좋은 소스를 선택하고,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소스를 분석하고 모니터링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듀싱, 혹은 송라이팅에서 좋은 모니터링은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NATHAN: 더 좋은 응용력으로 이어지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소스도 좋은 모니터링 환경에서 들어야, 이 소스가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소스는 언제, 또 어떤 소스들과 사용이 되어야 하는지 파악이 된다고 생각해요. 나아가서 곡의 다이내믹과도 직결될 수 있다고 느낍니다. 저는 음역대나 스테레오 감도로도 곡의 전체적인 다이내믹 흐름을 조절해 나가는데, 모니터링 환경이 뒷받침해주지 않았을 때 작업했던 곡들을 들으면 아직도 그게 너무 아쉬워요.



GL: 메인 모니터로 Barefoot Sound의 제품을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NATHAN: 제 취향에 딱 맞는 게 Barefoot Sound /베어풋 사운드/의 모니터였어요. 스피커를 바꿀 때 제가 원한게 3가지가 있는데, 어떤 장르를 작업하든 간에 밸런스가 좋았으면 좋겠고, 서브 대역도 잘 들렸으면 좋겠고,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밋밋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조건에 맞는 McroMain45 /마이크로메인45/를 선택했고, MicroSub45 /마이크로서브45/와 함께 MicroStack45 /마이크로스택45/로 구성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탠드는 Zaor /자오르/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메인 모니터와 서브를 스택으로 사용하면서 만족하며 쓰고 있습니다.


GL: Barefoot Sound만의 장점, 캐릭터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NATHAN: Barefoot Sound만의 장점이나 캐릭터는 너무 많은데,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Multi-Emphasis Monitor Emulation™ /멀티-엠파시스 모니터 에뮬레이션, MEME™/ 기술이에요.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컨트롤러에 있는 노브를 돌리는 것 만으로 다른 모니터 스피커의 사운드를 에뮬레이션하는 기능입니다. 저는 다양한 스피커로 모니터를 체크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인데, MicroStack45와 이 기능 하나만으로 모든 모니터링을 끝낼 수가 있어요. 노브만 돌리면 끝이니까 가이드나 음원 모니터 할 때가 아니라 작업을 하는 도중에도 바로바로 모니터를 할 수 있으니까 너무 간편해요. 정말 제일 많이 애용하는 기능이에요.



GL: MEME™ 기능은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고 계시나요? 혹은 각 옵션별로 추천하는 용도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NATHAN: 우선 Cube의 경우는 핸드폰으로 재생되는 느낌을 듣기 위해서 사용합니다.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핸드폰으로 YouTube를 보면서 음악을 듣는다거나, 야외에서 노래를 틀어놓고 즐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떻게 들릴지 체크하는 용도로 쓰고, Old School(OLDSCL)는 보컬을 자세하게 확인해야 할 때 자주 써요. 반대로 친구들이나 아티스트가 와서 빵빵하게 틀어달라고 하거나, 재미있게 노래를 들으며 놀고 싶을 땐 Hi-Fi를 사용합니다. (웃음) 은근히 Hi-Fi 옵션이 브루노 메이저와 같은 따뜻한, 어쿠스틱한 분위기의 음악과 잘 어울려서 혼자서 노래를 들을 때도 Hi-Fi를 쓸 때가 있어요.



GL: 이번 NATHAN 님과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는 사람과의 관계 - 대화, 소통인 것 같습니다. 뮤지션의 어떤 모습을 보았을 때 봤을 때 같이 관계를 형성하고, 음악적으로 이끌림을 받으시나요?

NATHAN: 크게 3가지로 나뉘는 것 같아요. 첫째는 제가 표현해 내지 못하는 것을 표현해 내는 사람을 봤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아요. 대표적인 예로 함께 작업하는 기타리스트 호호가 있고, 항상 제가 혼자서 작업했을 때 나오지 못할 것 같은 결과들을 협업을 통해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자신만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에요. 협업의 목적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연구해 가며 발전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그 능력이 빛을 보지 못했더라도 가능성이 보인다면 대화를 하거나, 알아가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다양한 장르,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적으로 갇혀있지 않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낍니다. 반드시 기술적으로 잘한다는 느낌보다, 오픈되어 있고 재미있게 같이할 수 있는 사람처럼요.


GL: 앞으로 NATHAN 님의 커리어에서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NATHAN: 이것저것 많긴 한데, 일단 영화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저희 아버지가 영화 쪽 업계에서 일을 하셨었는데, 그 덕분에 정말 어렸을 때부터 하루에 한 번은 영화를 꼭 보고, 한두 달에 한 번은 시사회들을 다닐 정도로 영화, 드라마와 가깝게 지냈었어요. 특히나 요즘은 Pop 음악을 활용한 영화 사운드트랙들이 굉장히 많은데, 제가 영화 음악을 작업하게 된다면, 어떤 결과물들이 나올지가 너무 궁금해요. 


GL: 앞으로는 어떤 프로젝트가 준비되어 있나요?

NATHAN: 일단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잠깐의 쉼을 갖고 있습니다. 작업을 아예 안 한다는 뜻이 아니라, 평소보다 일과 작업량을 조금 줄이고 제 개인작업이나 혹은 취미생활이나 여행을 다니면서 약간의 충전을 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것들은 아직도 너무 많지만, 이런 휴식을 억지로라도 중간중간 가져줘야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더 오래오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어요. 저는 음악을 최대한 오래,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할 생각이거든요.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을 하긴 어렵지만, 멋진 곡들과 작업물들이 여러분들의 눈과 귀를 향하여 가는 중이니까요,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기대해 주세요.



GL: 인터뷰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GL Interview를 읽을 팬 분들, 작곡가나 프로듀서를 꿈꾸는 지망생분들께 한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NATHAN: NATHAN의 음악이 취향 저격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저도 그렇고, 리스너 분들도 그렇고 사람의 성향은 계속 바뀌는 게 순리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발매될 저의 음악들이 그동안 제 음악을 좋아해 주셨던 분들의 취향을 항상 맞출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지금 이 순간에 너무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변함없이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테니,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 주시고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지망생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하나 있다면 작곡가, 그리고 프로듀서로써 지내오면서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잊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우리 또한 음악을 좋아하는 팬이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굉장히 치열하고도 냉정한 이 필드에서, 그 사실마저 잊고 지내면 너무 삭막해지는 것 같아요. 우리가 음악을 하고 있다는 사실부터가 이미 낭만이라고 생각해요. 이 낭만을 더 많은 분들이, 더 많은 대중들에게 들려드릴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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