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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 Interview] 821 사운드의 대표 엔지니어, 마스터키를 만나다

2020.12.04. Artists

방탄소년단, 마마무, 트와이스를 포함해 수많은 곡을 믹싱 / 마스터링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해오고 있는 마스터키는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특히 힙합과 R&B 장르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있는 프로듀서이자 믹싱 엔지니어입니다. 브랜뉴뮤직의 수석 프로듀서이자 821사운드의 믹싱 엔지니어인 마스터키의 믹싱과 사운드 철학에 대해 기어라운지가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습니다.



기어라운지 (이하 GL) :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먼저, 821 사운드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마스터키: 안녕하세요 저는 음악프로듀서, 작/편곡가 및 믹싱 엔지니어로 활동하고 있는 마스터키입니다. 2003년부터 작곡가의 길을 걷기 시작해 업타운, 2shai 등의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하면서 미국적인 사운드의 작품들을 많이 발표했고, 2010년부터는 브랜뉴 뮤직의 버벌진트, 산이, 애즈원, 양다일, 한동근 등 많은 아티스트와 같이 작업해 왔습니다. 지금은 이곳 821사운드의 대표로서 주로 믹싱 엔지니어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GL: 레코딩이나 마스터링, 또는 작곡가로서도 활동을 계속해 오셨나요?

마스터키: 네, 10년 넘게 꾸준히 활동을 해왔습니다. 처음에는 유명한 작곡가 밑에서 도제식으로 일했었습니다. 그분이 저를 데리고 다니며 작곡 외에 녹음도 시키곤 했었는데, 아무래도 매번 새로운 레코딩 엔지니어와 일하기에는 커뮤니케이션 문제도 있고 해서 잘 맞는 저와 함께 작업했었어요. 제가 믹스 작업을 시작하고 부터는 어시스턴트 엔지니어를 두면서 레코딩에는 예전처럼 많이 관여하지 않고 믹스 위주의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마스터링의 경우, 제가 항상 다 하지는 않지만, 브랜뉴 뮤직 아티스트의 음악은 제가 직접 믹싱부터 마스터링까지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믹스를 할 때 마스터링된 최종본까지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하고, 또 회사가 요구하는 사항이 적지 않기 때문에, 더 나은 완성도를 위해 제가 자연스럽게 마스터링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GL: 지금까지 많은 작업을 해오셨을 텐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곡이나 아티스트가 있을까요?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마스터키: 정말 많은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을 해왔는데요, 프로듀서 XEPY와 함께 작/편곡하고, 연주, 레코딩, 믹싱, 그리고 마스터링까지 전부 작업한 ‘한동근'씨의 곡,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와 ‘그대라는 사치'라는 곡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곡 작업 당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디테일에 많은 신경을 쓰고 여러 차례 시행착오도 거쳐 가며 작업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신인이다 보니 음원 사이트에서 결과가 예상만큼 좋지 않은 점이 좀 아쉬웠는데, 그 곡이 2년 뒤에 역주행하는 것을 보고 많은 음악적인 기쁨을 얻었습니다. 


GL: 당시 곡들이 역주행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마스터키: 처음 곡을 발표한 당시에는 한동근 씨가 아무래도 신인이다 보니 그다지 큰 반응을 얻지 못했는데, 2년 뒤에 여러 TV 프로그램과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서서히 그 곡들이 알려지면서 역주행을 했어요, 설마 설마 했는데, 그렇게 역주행이 일어나는 것을 보니, “아, 음악 하다가 이런 일도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많은 분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작업 당시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노력도 많이 한 곡인데, 나중에라도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서 매우 보람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GL: 엔지니어에 따라 자신만의 색깔을 넣는 엔지니어가 있는 반면, 철저히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춰주는 엔지니어가 있습니다. 마스터키 님은 어떤 쪽에 속하시나요?

마스터키: 외국의 경우에는 믹싱 엔지니어의 색과 개성이 강하게 들어가는 편이라 창의적인 믹스가 많이 나오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아직 작곡가나 제작자의 의견이 더 강하게 반영되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몇몇 클라이언트는 엔지니어의 방향과 실력을 믿고 전적으로 맡겨주시지만, 상당수의 클라이언트는 이미 본인들이 작업한 가이드 믹스가 있고, 또 생각하고 있는 방향이 있어서 그 틀 안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주로 클라이언트가 제시한 방향을 따르면서 조금씩 저만의 색깔을 집어넣는 방향을 택하고 있습니다. 


GL: 마스터키 님만의 시그니쳐 사운드를 간단히 표현한다면 어떤 사운드인가요?

마스터키: 작곡가로서 활동하던 시절에는 주로 미국적인 색깔의 힙합/R&B 등의 작업을 많이 하고 지향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리듬단의 펀치감과 저역대의 단단함을 만드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제가 음악을 했던 초창기 시절에는 특히 실제 악기와 샘플러등을 사용해서 음악을 만들었고, 두텁고 펀치감 있는 리듬단을 만들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성향이 믹스 작업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반영돼서인지 곡의 기본이 되는 리듬과 베이스 파트들이 잘 정리되고 펀치감 있는 사운드가 저만의 시그니처 사운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GL: 믹싱 작업을 할 때 마스터링 이후의 사운드까지 생각하며 작업을 하시는 건가요?

마스터키: 네 맞습니다. 실제로 믹스본을 보낼 때, 마스터링까지 된 1차 작업물을 같이 보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최종 결과물을 받는 입장에서도 체크하기 더욱 편하기 때문입니다. 


GL: 작업물의 수정 요청의 경우, 어떠한 내용으로 요청이 많이 오나요?

마스터키: 프로듀서의 경우 멀티 악기에 대한 밸런스 수정이 많고, 제작자나 아티스트의 경우 보컬 레벨 또는 톤에 관한 요청이 자주 있는 편입니다. 믹스 단계에서 수정할 수 있는 것과 마스터링 단계에서 수정할 수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만약 보컬 부분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엔 믹스 단계로 다시 돌아가서 수정한 뒤에 마스터링을 다시 진행합니다. 


GL: 믹싱도 프로덕션만큼이나 본인이 즐길 수 있는 작업을 할 때 더 좋은 소리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프로듀서로는 주로 힙합, R&B 작업을 많이 하셨는데, 믹싱에서도 선호하거나 가장 자신 있는 장르가 있으신가요?

마스터키: 믹싱을 할 때는 편곡적인 측면에서 악기가 많지 않은, 사운드가 꽉 차지 않은 편성의 곡을 좋아합니다. 저 역시 과거에 그랬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작곡가는 한 곡에 지나치게 많은 악기를 채워 넣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경우 믹싱과 마스터링 작업을 거치게 되더라도 토탈 레벨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소 비게 느껴지고 약간의 여백이 느껴지는 편곡과 편성의 곡이 오히려 믹싱 작업 후 훨씬 더 좋은 결과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장르적인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리듬의 비중이 큰 힙합이나 R&B 장르의 곡들이 자신 있는 것 같습니다. 



GL: 힙합이나 R&B의 요즘 사운드 트렌드를 간단히 정리하면 어떤 사운드인가요? 그리고 그 사운드를 위해 믹싱 단계에서 특별히 거치는 과정이 있을까요?

마스터키: 최근에는 곡의 믹싱을 믹싱 엔지니어가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작곡가나 프로듀서가 직접 믹스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개성이 강하고, 전형적인 믹스 공식을 따라가지 않는 곡들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이러한 개성이 많이 반영된 사운드가 요즘 트렌디한 사운드의 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보컬의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외국곡과 국내 곡들 모두 과거에 비해 보컬의 레벨이 많이 올라가고, 보컬 사운드에 컴프레션이 많이 된 느낌, 그리고 고역대가 많이 올라간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주로 소비하는 층이 음악을 감상할 때 주로 사용하는 음향 장비에 따라서 사운드의 흐름이 조금씩 바뀌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GL: 레코딩, 믹싱, 마스터링 작업 중 어느 단계가 작업물의 완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나요?

마스터키: 모든 단계가 정말 중요하겠지만, 음악 장르에 따라 그 중요도는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락음악의 경우 곡의 많은 부분이 실제 악기 연주를 녹음한 것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레코딩 단계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드럼 마이킹 및 톤 메이킹, 기타, 앰프 톤 메이킹 등등 톤을 만들어가며 작업하는 부분이 많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발라드는 보컬의 노래 실력과 레코딩의 퀄리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심플한 편성의 장르는 레코딩만 잘되어 있다면 믹스 단계에서 밸런스 조절 외에 많은 작업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레코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반면, 일반 대중음악의 경우에는 아무레도 레코딩 보다는 믹스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K-POP 또는 힙합 트랙의 경우 트랙의 사운드나 질감, 베이스의 윤곽이나 양 등 INST. 트랙에서 좌우되는 에너지가 많으므로 믹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장르를 떠나서 좋은 레코딩과 좋은 믹싱을 거친 음원은 마스터링도 자연스럽게 잘 되고, 마스터링 단계에서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레코딩과 믹싱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GL: 믹싱을 하실 때, 청취자의 다양한 환경을 고려하며 작업하시나요?

마스터키: 맞습니다. 믹스라는 것은 수많은 청취자의 리스닝 환경에 대응해야 하므로, 보시다시피 여러 가지 스피커와 헤드폰을 사용하여 체크 합니다. 실제 청취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에어팟이나 블루투스 스피커로도 체크를 하기도 하고요. 모든 믹싱 엔지니어가 그렇겠지만 어떤 환경에서도 잘 들리는 믹스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GL: 스튜디오 설계부터 장비 선택까지 많은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데요, 어느 부분에서 가장 많은 신경을 쏟으셨나요?

마스터키: 제일 중요한 건 사실 룸 어쿠스틱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시다시피 방 전체가 약간씩 각이 져 있고 전면부에도 베이스 트랩이 설치되어 있으며 후면부에는 디퓨져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한번 설치한 후에는 다시 설치하기가 굉장히 힘이 들기 때문에 설계 단계에서부터 꼼꼼하게 계산한 후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공간 음향의 고려 이후에는, 전기적인 측면, 장비들의 연결과 배선 등을 고려했던 것 같습니다.


GL: 얼마 전 마이클 브라우어가 ITB 믹스를 할 것이라며 보유 중인 장비를 모두 매물로 내놓아 화제가 됐습니다. 이처럼 프로페셔널 스튜디오들의 ITB 구성이 늘어 가는 추세인데요, 마스터키 님은 ITB 믹스에 얼마나 비중을 두고 작업하시나요? (*ITB = In The Box, 아웃보드를 사용하지 않고 컴퓨터만 갖고 작업하는 것을 일컬음.)

마스터키: 전세계적으로 이제 ITB믹스는 하나의 작업 방식으로 굳어져 가고 있고, 수많은 엔지니어가 ITB 믹스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수정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작업 시스템을 대폭 간소화할 수 있고, 또 이동성도 좋아서 좀 더 효율적으로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믹스를 만들 수 있죠. 저 역시도 ITB믹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ITB 믹스라고 하더라도 최종 믹스 버스에는 하드웨어 아웃보드를 인서트해서 AD를 거쳐 아날로그의 색채감을 입혀 프린팅하는 방식을 사용했었는데, 최근에는 아예 최종 믹스 버스 단에도 플러그인들을 인서트해서 프로툴 상에서 Bounce하는 방식으로도 작업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모니터링 시스템과 고품질의 DA (혹은 고품질의 헤드폰 DA) 단이 갖추어져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던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 작품의 상당수는 ITB 믹스로만 진행된 것들이 많습니다.


GL: 만약 하나를 제외하고 모든 아웃보드를 플러그인으로 대체해야 한다면, 남겨두실 하나의 아웃보드로 어떤 장비를 선택하시겠어요?

마스터키: 지금은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Bricasti M7 리버브입니다. 이 리버브는 하드웨어만의 장점이 분명히 있는 것 같고 특유의 풍부하고 깊이감 있는 리버브가 인상적이라 이 제품만큼은 남겨놓고 싶네요. 다이내믹 계열들의 이펙터들은 대부분 플러그인화 되어있고 그 품질 또한 굉장히 뛰어나서 다이내믹 계열의 이펙터 보다는 공간계 이펙터들을 외장으로 계속 쓰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GL: 다양한 플러그인 회사가 있지만, 복각 플러그인의 높은 퀄리티로 유명한 UA사의 플러그인도 자주 사용하시나요?

마스터키: 저는 UA를 2014년부터 기어라운지를 통해 구매한 이후, 지금까지 수백 곡의 믹스를 하는데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계속 새로운 플러그인들이 업데이트 되고 있어서 모든 제품을 전부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요. 모두 퀄리티가 굉장히 훌륭하고 아날로그 사운드가 잘 복각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도 믹스할 때에 플러그인의 50% 이상을 UAD 플러그인으로 작업을 진행합니다. 



GL: Softube Console 1을 사용하고 계신 데, 여타 컨트롤러와 비교했을 때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마스터키: Softube Console 1은 단순한 컨트롤러가 아니라 믹스에 대한 접근법을 다르게 만들어주는 신기한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의 ITB 믹스 방식은 컴퓨터 모니터와 마우스만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시각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하는 데에 반해, Console 1은 노브를 돌려서 원하는 소리를 만드는 원초적인 믹스 할 수 있게해 줍니다. 각각의 채널에 Concole 1 플러그인을 인서트하고 컴퓨터 모니터를 보지 않고 한 트랙 한 트랙씩 노브를 돌려가며 밸런스를 잡아가다 보면 기존의 정형화된 방식에서 나온 믹스와는 다른 사운드가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또한, Console 1에서만 구동되는 SSL 시리즈의 채널스트립도 매우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고 새로운 콘솔 복각 플러그인을  지속해서 업데이트 해주고 있어서 활용도가 아주 많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GL: Softube의 다양한 빈티지 하드웨어 복각 소프트웨어 중 자주 사용하시는 제품들과 그 제품들의 장점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마스터키: 빈티지 하드웨어는 아니지만, Weiss사에서 과거 하드웨어로 제작한 Mastering Limiter를 플러그인으로 복각한 DS-MK3 제품을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스터링용으로 설계된 제품답게 매우 디테일한 설정과 투명한 리미팅이 가능합니다. 또한, 하드웨어 버전과는 다르게 패러럴 컴프레션을 쉽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되어 있어서 마스터링 뿐 아니라 믹스 단계에서도 드럼 버스, 보컬 버스 등에 자주 사용하곤 합니다. 


GL: UAD 시스템을 사용하고 계시고, 1176 복각 하드웨어와 SSL X Logic G Series Compressor(이하 G-Comp)도 함께 사용 중이십니다. 각각 플러그인과 하드웨어를  1대 1로 비교 할 때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마스터키: 1176 하드웨어는 출시 시기에 따라 너무나 많은 버전이 있고 그에 따라 소리 성향도 약간씩 달라서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긴 한데요, 같은 세팅 값으로 놓고 비교를 해봐도 약간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이건 우열을 가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하드웨어 기기만의 인풋 아웃풋 단의 색깔에 따라서도 변수가 있기 때문에 저 같은 경우에는 플러그인 1176과 하드웨어 1176을 다른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쓰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는 아웃풋 질감이 좀 더 공격적이고 거친 느낌이 있어서 믹스 시 존재감이 더 두드러지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드웨어 특유의 노이즈와 리콜의 어려움 때문에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SSL G-Comp 같은 경우는 UAD뿐만 아니라 SSL에서도 자사의 복각 플러그인을 갖고있고, Plugin Alliance, Waves 등 많은 회사에서 발매된 복각 플러그인들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UAD용인 SSL 4000 G Bus Compressor 플러그인이 하드웨어와 성향이 제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 제품은 플러그인과 하드웨어의 격차가 정말 적다고 생각되지만, 하드웨어의 경우에 아주 약간의 펀치감과 드라이브감이 더 생겨서 특별한 경우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GL: 모니터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고자 합니다. Ocean Way HR4S를 메인 모니터로 선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마스터키: 전에는 Barefoot MM27 제품을 Gen 1부터 Gen 2에 거쳐서 오랫동안 사용했었는데요, Barefoot 특유의 시원시원한 느낌과 기분 좋은 저역대 느낌, 쭉 뻗어 나가는 고역대가 맘에 들어 오랫동안 저의 메인 모니터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장시간 작업을 하기에는 전 대역의 주파수로 쏟아져 나오는 에너지가 귀를 피로하게 하고, MM27은 중역대 해상도에 약간의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과감히 Ocean Way HR4S로 교체했습니다. 현재 2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데 아주 만족도가 높습니다. 특히나 아쉽게 느껴졌던 중역대의 해상도가 매우 좋아서 믹스 작업 결과물도 아주 좋아진 느낌이고요. 우퍼 두 대의 에너지는 초저역대의 모니터도 정확하게 가능하게 해주어서 믹스 뿐만 아니라 곡 작업 시에도 아주 기분 좋게 작업이 가능합니다. 


GL: 다른 하이엔드 메인 모니터와 비교했을 때 Ocean Way 모니터가 비교우위를 점하는 부분은 어떤 건가요?

마스터키: 일단 장르적 특성을 많이 타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힙합, R&B 같은 경우에는 음악의 핵심인 저역대의 에너지를 부자연스럽지 않게 전달해주고, 보컬 위주의 작업을 할 때에도 중역대의 해상도가 아주 뛰어나서 디테일한 중역대의 컨트롤이 가능한 점 등 어떤 장르에서도 뛰어난 밸런스와 결과물을 만들어 주는 점이 다른 여타의 모니터 스피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GL: 서브 모니터로 사용중 이신 reProducer Epic 5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마스터키: Epic 5는 현재 제 서브 스튜디오에서 사용 중인데요, 서브 스튜디오는 아무래도 공간이 작고 큰 음량의 모니터가 힘들어서 오히려 이런 작은 사이즈의 해상도 좋은 모니터가 필요하여 선택했습니다. 저역대의 에너지가 생각보다 많고 타이트해서 뒷면의 딥스위치로 로우컷을 좀 해서 사용 중이고요.  중고역대의 해상도도 꽤 좋아서 믹스 작업 체크 시 작은 음량으로 들으면서 보컬 밸런스와 오토메이션 조정 등의 최종 체크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GL: 헤드폰 믹스 체크는 보통 믹싱의 어느 단계에서 하시나요?

마스터키: 헤드폰 믹스 체크는 보통 전반적인 믹스가 끝나고 여러 가지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체크하면서 세부적인 사항들을 정리하는 단계에서 사용합니다. 스피커로는 체크가 안 된 소스들을 자세히 들으면서 점검해 볼 수 있고 일반 리스너들이 듣는 비슷한 환경에서 어떻게 들리는지도 체크가 필요해서, 저는 HD650, HD800, Apple AirPod Pro 등의 제품들을 사용해서 반드시 체크하고 있습니다. 또한, 룸 및 헤드폰 튜닝 프로그램 Sonarworks의 헤드폰 프로파일들을 로딩해서 좀 더 플랫한 사운드로 모니터링 하고 있습니다. 


GL: 821 사운드는 Austrian Audio의 엔도서이기도 한데요. Hi-X55 헤드폰이 모니터링에서 어떤 강점을 갖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마스터키: Hi-X55는 음색도 좋고 밸런스감이 굉장히 뛰어나 작업용도로도 좋고 음악감상용으로도 적합한 제품인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착용감이 굉장히 우수해서 장시간 착용 시에도 귀가 편안한 느낌이었습니다. 차음이 잘 되어서 가끔 실험적으로 보컬 녹음 시 부스에서 사용해 보았는데 음색도 자극적이지 않고 착용감도 편안해서 많은 아티스트들의 관심을 받은 제품입니다. 


GL: 821 사운드에서는 Austrian Audio OC818도 사용 중인데, 주로 어디에 사용하시고 어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마스터키: Austrian Audio는 AKG사의 역사를 그대로 물려받은 회사로서, OC818은 수제작 캡슐 CKR12를 사용하여 기존의 마이크 디자인에 진보된 신기술을 더한 마이크입니다. AKG라는 전설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하는 동시에, 아티스트, 엔지니어, 프로듀서, 퍼포머를 위한 새로운 콘셉트를 적용해서 현대적인 신기술이 적용된 마이크라고 할 수 있죠. 보컬, 어쿠스틱 기타 등 어떤 소스에 사용해도 훌륭한 결과물을 뽑아주어서 최근 저희 스튜디오에서 사용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애플리케이션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마이크의 지향성 및 필터, PAD 등의 파라미터를 설정할 수 있는 개념은 굉장히 신기하고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GL: 마스터키 님의 아날로그 서밍과 스테레오 버스 프로세싱 체인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마스터키: 최근에는 ITB 믹스가 제 믹스 방식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개별 트랙 믹스 후 마스터 버스에 여러 가지 플러그인이나, 가끔은 하드웨어 아웃보드를 인서트해서 전체적인 색깔을 만든 후, 프로툴 상에서 Bounce 처리를 해서 믹스를 마무리 짓습니다. 

첫 번째로는 SSL G-Comp를 믹스버스에 인서트해서 각 소스에 Glue 효과를 더해주고 전체 믹스의 밀도를  높여줍니다. 제가 소유하고 있는 하드웨어 G-Comp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UAD 플러그인인 SSL 4000 G Bus Compressor 혹은 Plugin Alliance의 토탈 컴프를 주로 사용합니다. 

두 번째로는 하드웨어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Chandler Limited의 Zener Limiter의 라는 제품을 복각한 UAD 플러그인을 인서트해서 Chandler Limited사의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색깔과 느낌을 부여해주고 있습니다. 리미팅은 0.2-0.5db정도 게인 리덕션만 되도록 세팅하고 곡의 레벨에 따라 아웃풋 레벨을 조정합니다. 

세 번째로는 UAD 플러그인 NSEQ-2를 인서트 후 M/S 프로세싱으로 모노 소스와 스테레오 소스를 개별적으로 제어해서 스테레오 이미지를 넓혀주는 방법을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UAD용 플러그인인 Massenberg EQ를 인서트해서 부족하거나 조금 과한 대역들을 아주 살짝 조정해주고, 마지막으로 Fabfilter 사의 Pro-L2 Limiter를 인서트해서 피크 억제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GL: XLogic G Series Compressor로 글루 효과를 효과적으로 주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시는 세팅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마스터키: G-Comp를 사용하는 목적은 각각의 소스들이 단단하게 서로 밀도 있게 붙는 효과를 주기 위함이고 저 같은 경우에는 Ratio는 4:1, Attack과 Release 타임은 곡의 템포에 따라 약간씩 변동을 주어가면서 세팅하고 Threshold Level은 게인 리덕션이 0.2-0.5 db 정도만 되도록 세팅합니다. Make up Gain은 곡의 레벨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3~+5 db까지도 세팅합니다.


GL: 장비와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청감 트레이닝입니다. 프로듀서, 믹싱 엔지니어, 마스터링 엔지니어는 각각 다른 특성의 귀를 가진 것 같습니다. 마스터키 님이 생각하시기에 믹싱 엔지니어는 어떤 귀를 가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훈련이 필요할까요?

마스터키: 프로듀서는 곡을 만들어가는 입장에서 전체적인 느낌과 최종 결과물까지를 예상하는 귀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믹싱 엔지니어는 각각의 소스들을 분리해 가면서 듣는 귀와 음악을 들을 때 이 사운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하는 상상력이 수반되는 청감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믹싱 엔지니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스스로 곡을 만들어 보는 연습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저 같은 경우 음악생활의 출발점이 작/편곡가였고 수백 곡의 곡을 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톤을 만드는 방법, 밸런스감에 대해 훈련했기 때문에 믹싱 엔지니어로서의 일도 자연스럽게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믹싱 엔지니어도 곡을 만들고 프로듀싱하는 케이스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믹싱 엔지니어도 자신의 곡을 만들어 보면 좀 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고 아티스트나 작곡가의 의도를 좀 더 분명하게 캐치 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좋은 믹스 결과물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GL: 좋은 믹싱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기술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 기술은 어떤 연습을 통해 닦을 수 있을까요?

마스터키: 기본이 되는 기술을 자주 연습하고 습득하고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서 실제 작업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보의 양이 너무나 넘쳐나는 세상이기 때문에 가끔은 그릇된 정보가 전달되기도 해서 어떠한 것이 올바른 정보인지를 가려내기 위해서라도 기초 지식에 관한 공부와 훈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GL: 사운드 엔지니어는 이름과 같이 기술과 관련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있는데요, 음악적인 재능이  없어도 기술적인 측면의 작업을 통해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마스터키: 저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적 재능 없이 단순히 음악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오직 계산적인 것과 수학적 공식으로만 접근해서 믹스를 하게 되는 경우, 음악이 굉장히 플랫하게 들리고 동시에 작곡가와 아티스트가 의도한 음악의 개성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반드시 음악적인 재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GL: 음악적인 이해도가 미리 선행되어야 하며, 엔지니어도 곡을 더욱더 음악적으로 다듬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마스터키: 맞습니다. 저도 작곡가로 시작한 뒤 엔지니어로 온 케이스이기 때문에 곡을 만들면서 굉장히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작/편곡적인 면에 대해 많이 고민할 수 있었는데요,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믹스의 기술적인 측면이 보강되었을 때 훨씬 더 좋은 믹스가 나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GL: 이러한 음악적인 감각이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마스터키: 사실은 타고나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공부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겠지만, 음악도 사실 재능이란 바탕이 조금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재능만 있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재능을 바탕으로 엄청나게 노력도 해야 해요. 노력 자체도 재능이기 때문에 이러한 모든 것이 함께 수반될 때 훨씬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GL: 기존 곡이나, 믹스가 잘된 곡들을 듣고 분석하는 것도 도움이 되나요?

마스터키: 그러한 것들은 기본이에요. 그러나 저는 음악이 100m 달리기처럼 엄청나게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음악이란, 감성적인 분야임과 동시에 예술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감성적인 부분을 살찌우며 뭔가를 잘 표현해 나아가는 능력도 정말 중요합니다. 이러한 것들은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 수백 곡을 듣고 또 만들어보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재능과 노력하는 재능이 둘 다 수반될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GL: 프로페셔널 믹싱 엔지니어가 되길 희망하는 분들을 위해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마스터키: 어떤 전문분야도 마찬가지이지만 믹스라는 분야도 하루아침에 실력이 느는 경우는 별로 없고, 꾸준히 많은 시간을 쉬지 않고 투자해야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는 분야인 것 같아요. 습득하고 공부해야 할 지식도 매우 많고, 항상 최신 기술과 트렌드 등도 놓치지 않고 캐치를 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항상 귀와 마음이 열려있어서 여러 아티스트들의 개성을 잘 이해하고 흡수하려는 마음가짐도 중요합니다. 또한 믹싱 엔지니어라는 직업은 아티스트나 클라이언트가 존재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직업이기 때문에 여러 스태프와도 유연한 마음으로 좋은 관계를 항상 맺어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GL: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스터키: 음악을 하시는 많은 분이 이 인터뷰를 보시고 조금이나마 작업하시는 데 도움이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유롭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을 계속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절대 쉽지 않은 음악의 길을 걸어가시는 모든 분께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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