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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bey Road의 클래식 진공관 사운드를 재현한 프리앰프, Chandler Ltd의 REDD.47 (by Sound On Sound)

2019.12.24. Review

언제나 가장 추앙받는 프리앰프 중의 하나를 부활시킨 Chandler의 작품이 클래식 Abbey Road의 사운드를 만들어 줄 수 있을까요?

by Hugh Robjohns


 


 

Chandler Limited는 Abbey Road Studio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지난 14년에 걸쳐 입맛을 다실만 한 많은 장비를 개발해왔습니다. 그 장비들 대부분은 트랜지스터가 탑재된 마이크 프리앰프, 이퀄라이저, 컴프레서 등의 EMI 역사의 중기에 사용되었던 것이었으며 Chandler의 이 장비들은 영국의 음반 레코딩 역사의 한 줄기를 규정짓는 독특한 전기 회로의 정교함과 정확성을 놀라운 수준으로 복각해왔습니다. 하지만 Chandler는 최근 들어 EMI의 초기 시절의 진공관을 기반으로 한 장비들 중 하나인 REDD.47의 ‘게인 단’을 재현하는 작업으로 분주했습니다.

이 장비는 EMI 최초의 고유한 진공관 앰프 모듈이었으며 REDD.51 레코딩 콘솔 전용으로 개발된 것이었습니다. 이 새로운 REDD.47 Mic Amplifier는 현대의 워크플로우에 부합하는 독립적인 단일 채널 마이크 프리앰프로, EMI의 독자적인 설계를 빠짐없이 수용했습니다. 다이렉트 악기 입력 외에도 앰프 모듈이라기보다는 오리지널 콘솔의 일부분이었던 관련 기능 모두를 통합시켰습니다. 물론, 설계상의 개조된 부분은 모두 Abbey Road Studio의 승인을 받아낸 것들입니다.

완전히 통합된 액티브 회로를 탑재한 현대의 콘솔 구조와는 달리, EMI가 REDD 콘솔을 개발했던 1950년대 후반은 기술력의 제약으로 인해 현재와는 꽤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합니다. 콘솔 자체는 본질적으로 손잡이가 달린 페이더, 패시브 EQ, 저항성 믹싱과 트랜스포머 기반의 Mid-Side 컨버터가 장착된 패시브 장비였습니다. 모든 섹션은 같은 종류지만 개별적으로 조절된 고정 게인을 가진 모듈이 탑재되었습니다. 최초의 REDD.1 콘솔에서 이 앰프 모듈은 Siemens가 공급했으며 약 2미터의 높이를 가진 개별 랙에 장착되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콘솔의 양쪽의 하단 장비로 장착 위치가 바뀌었습니다.

그 결과, 이 자가 개발 모듈은 마이크 프리앰프, 라인 레벨을 수신하는 입력 앰프, EQ 섹션의 드라이버, 페이더의 게인단, 출력 라인 드라이버, 토크백 앰프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습니다. 게다가 모든 모듈은 입/출력 밸런스 트랜스포머와 각각에 탑재된 단순한 두 개의 진공관 회로를 가지고 있어, 자연스럽게 이 조합이 전체적인 사운드 특성을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EMI의 REDD.47은 비록 초기의 REDD 콘솔에 사용되었던 Siemems V72S 앰프 모듈과 비슷한 컨셉이었지만 Siemens 모듈보다 더 낮은 제작비를 위한 대체품으로 개발되었던 장비이며 V72S의 평탄한 음색에 비해 훨씬 펀치감있고 공격적인 사운드로 묘사되는, 전혀 다른 사운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REDD.47의 음색은 1964년 1월과 1968년 여름 사이에 녹음된 모든 Beatles의 트랙을 포함해, 이 기간에 Abbey Road의 Studio Two에서 녹음된 대부분의 결과물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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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47 Mic Amplifier의 기원이 빈티지 장비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전통적인 공업용 전함을 떠올리게 하는 회색의 튼튼한 대형 2U 랙마운트 섀시를 채택했습니다. 오리지널 REDD 콘솔의 검정색 치킨-헤드 노브가 사용되었으며 전면 패널의 가공된 구멍을 따라 다양한 토글 스위치와 악기 입력 단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토글 스위치는 전형적인 미국풍의 ‘위로 올리면 전원이 켜지는’ 전원 스위치(붉은 보석 모양의 렌즈 뒤에는 LED가 아닌 빈티지 스타일의 전구가 사용되었습니다)와 나머지 토글 스위치는 영국 표준의 ‘아래로 내리면 전원이 켜지는’ 작동 방식의 토글 스위치입니다.


내부 모습. 후면 패널에 출력 트랜스포머와 왼편의 입력 트랜스포머, 오른편의 전원 트랜스포머가 위치합니다. EF86 진공관은 왼쪽, E88CC는 오른쪽입니다. 전면에 있는 두 줄의 붉은 커패시터(컨덴서)는 Rumble Filter에 사용되는 부품입니다.

 

후면 패널은 꽤 단촐합니다. 오로지 두 개의 트랜스포머 밸런스 입력과 출력 XLR외에 IEC 전원 코드와 퓨즈 홀더가 전부입니다. 내부 PSU는 공장에서 고정 전압으로 설정됩니다(120 또는 220V AC, 후면 패널에 표기되어 있음). 오리지널 REDD.47 모듈의 파라미터 설계를 그대로 따랐으며 EMI의 오리지널 제원을 충족시키는 커스텀-와이어링 트랜스포머 덕분에 입/출력 임피던스는 모두 200Ω으로 맞췄습니다. 오늘날 사용되는 전압 매칭 인터페이스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지만, 1950년대에는 당연시 여겨졌던 임피던스 매칭 기술로, 필수적인 사항이었습니다.기술적으로, 200Ω 입력 임피던스는 요즘의 기준보다는 꽤 낮은 편이며 출력은 조금 높은 수준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이 두 가지 모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낮은 입력 임피던스는 다이내믹 마이크의 톤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긴 출력 케이블이 다시 컨트롤 룸으로 연결되는 스튜디오에 REDD.47을 추천하지는 않겠습니다.

전편 패널의 컨트롤은 꽤 간단합니다. 커다란 치킨-헤드 노브를 가진 로터리 스위치는 앰프가 만드는 전압 게인을 조절합니다. 오리지널 장비는 34, 40, 46dB의 세 가지 게인 설정만을 가지고 있었지만 Chandler는 16dB에서부터 52dB까지 6dB씩 증가하도록 해, 더욱 실용적인 7개의 옵션으로 확장시켰습니다. 두 번째의 커다란 로터리 스위치는 ±5dB 미세 조정 컨트롤이며 오리지널의 설계에 채택된 정렬 트리머와 비교했을 때 훨씬 뛰어난 확장 게인 범위를 제공해줍니다. 하지만, 이 스위치는 단지 미세 게인 조정 그 이상의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초저역에서 앰프가 작동하는 방식을 변화시켜 더욱 깨끗한 톤의 특성을 만들며 초고역에서는 더욱 두텁고 지저분한 음색을 가진 훨씬 풍부한 하모닉 디스토션(최대 2% 이상)을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앰프 자체가 더욱 쉽게 오버드라이브를 만들 수 있게 바꿔줍니다. 미세 게인 조정을 +5dB로 설정하면 최대치의 전체 프리앰프 게인은 57dB가 됩니다.

네 개의 토글 스위치는 차례로 후면의 XLR 입력(마이크) 또는 전면 패널의 악기 입력(DI) 선택, 20dB 입력 패드, 출력 위상 반전, 48V 팬텀 파워를 조절합니다. 이 옵션 모두는 오리지널 REDD.47 모듈에는 없던 기능이었으며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팬텀 파워 표시기는 없는데, 아마도 빈티지한 외관 고려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악기 입력단은 직접 첫 번째 단의 EF86 진공관에 연결되는데 이 설정은 동시대의 1957 빈티지 Selmar 기타 앰프와 비슷한 방식입니다.

 

후면 패널은 약간 단촐하지만 필요한 것은 모두 갖추었습니다.


두 개의 큼지막한 치킨-헤드 노브는 ‘Rumble’ 필터를 조정해 출력 레벨을 감쇠하는데 사용합니다. 두 번째 노브는 0에서 -10까지의 범위를 가지고 있는 포텐쇼미터지만 실제로는 신호를 감쇠해 완전히 뮤트되는 최소 위치까지 내릴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기능들 역시 오리지널 모듈에는 없었지만, 회로판 연결을 통해 하이패스 필터 옵션을 쉽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Chandler의 복각 버전에서 이 흥미로운 필터 옵션은 더욱 유용해지고 확장되어 20, 45, 60, 70, 90, 110, 130, 180Hz, 또는 Out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전이 주파수를 제공합니다. 이 필터는 입력 트랜스포머를 유도자로 사용하여 하이-패스 회로를 만들고 비교적 부드러운 경사 곡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필터 회로는 미세하게 디스토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필터의 ‘Out’ 옵션이 추가되었습니다.

  

비틀즈의 모든 것

Chandler Limited REDD.47은 영국의 클래식 레트로 스타일로 마감되어 단순하지만 아주 효율적인 초기의 EMI 콘솔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정 목적에 따라 아주 간단하게 프리앰프를 조작할 수 있으며 현재의 환경에 필요한 기능이 추가되어 아주 다재다능한 장비로 완성되었습니다.

57dB(혹은, 색채감의 증가를 원치 않으면 미세 게인 조정 컨트롤을 사용해 최대 52dB)의 최대 게인값은 낮은 출력의 마이크나 원거리의 마이킹, 대화 녹음 등에는 이상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마이크와 소스의 음량을 다루는 전형적인 음악 스튜디오에는 아주 잘 어울리며 진공관 기반의 빈티지 설계의 특징대로 아주 조용하고 깨끗한 사운드를 만들어냅니다.

 

Audio Precision의 주파수 반응 그래프에서 하이-패스 필터 설정의 전체 범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확장된 저음역대 범위는 1kHz에서 중단됩니다.

 

굉음의 소스를 수음하는 고출력 마이크의 제어할 수 있는 광범위한 색채감 효과는 모두 마이크의 입력을 통해 얻어집니다. 하지만 REDD.47은 초저역과 강력한 중역대, 미세한 입자감을 가진 초고역대 모두에서도 아주 깨끗하고 세부적인 사운드를 만드는 프리앰프로 아주 뛰어난 성능을 보여줍니다. 많은 사람은 이 프리앰프를 과격하게 사용해서 만들어지는 특유의 추앙받는 음악적인 색채감을 믹스 전체에 인서트로 사용하는 라인 레벨 프로세서로도 사용하고 싶을 것입니다. 20dB 패드 스위치와 16dB의 최소 게인 모드 덕분에 아주 쉽게 그런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입력을 오버로드로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에도 다양한 출력 감쇠기가 제공되어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 하나는, REDD.47의 기분 좋은 디스토션 효과는 대부분 내부의 전압 게인을 올리기보다는 입력단을 강하게 사용할 때(오버드라이브를 걸어) 만들어집니다. 이 지점은 악기 입력단에 연결된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를 더 지저분하게 만들어보려 했을 때 가장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어떻게 컨트롤을 조절해봐도 내가 예상했던 효과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REDD.51 콘솔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Beatles의 ‘Revolution’ 기타 사운드와 비슷한 면도 없었습니다.

 

이 AP 표는 고정된 -31dBu의 입력 신호 레벨에서 게인 설정값이 증가함에 따라 주파수 반응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트랜스포머가 12와 25kHz에서의 부드럽게 공명되는 피크를 만들어 내며 더 높은 게인 설정과 헤비한 출력 임피던스에서는 미세하게 평탄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곧 라인 레벨로 프리앰프를 거쳐 녹음한 기타 트랙을 들어보고 내가 기대했던 그대로의 사운드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미세 게인과 그 입자를 조절해 정확하게 내가 원했던 지저분한 또는, 깨끗한 사운드를 광범위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REDD.47의 역사(Kevin Ryan과 Brian Kehew가 쓴 Recording The Beatles라는 놀라운 책을 추천합니다)를 조사해본 뒤에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REDD.47은 모듈러 형태의 게인단으로 개발되었던 장비이며 독창적인 Abbey Road의 엔지니어가 하나의 모듈의 신호 레벨을 확연하게 올려서 다른 모듈의 입력에 연결해 오버드라이브를 만들어 내는 방식의 데이지 체인 모듈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벤치 테스트

구조를 살펴보면 REDD.47은 아주 깔끔합니다. 금속 스크린 판으로 나누어진 두 개의 커다란 PCB 보드가 장비 바닥의 지지대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전원 어댑터는 섀시의 오른쪽 중앙에 위치했으며 메인 트랜스포머는 오른편 벽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구동 전압을 변경하는 내부 스위치는 없습니다.

오디오 보드는 왼쪽에 있고 깔끔하게 정리된 와이어링은 전면 패널의 스위치뿐만 아니라 후면 패널의 커넥터와 입/출력 트랜스포머 케이스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EF86과 E88CC 진공관은 수평으로 고정되어 있으며 모두 금속 케이스안에 보호되어 있습니다. 다른 모든 회로의 부품은 PCB의 구멍을 통해 안정적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장비를 통과한 게인을 측정해보니, 여러 게인 스위치의 위치 모두에서 0.25dB 범위 내에서 패널의 표시와 일치했습니다. 세부 게인 스위치의 표시는 이보다 약간 높은 편이었습니다. 얻을 수 있는 최대치의 게인은 제원상의 57dB가 아닌 54.1dB이었습니다. 패드 스위치는 20dB의 감쇠 기능을 하며 출력 컨트롤은 최대 90dB의 감쇠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 표는 가파르게 곡선이 상승하기 전, 보통 수준의 레벨에서 아주 평탄한 곡선이 생성되는 대역을 거쳐 레벨이 점점 증가할 때의 전체 THD 비율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주파수 반응도 여러 다른 게인 설정에서 균일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7Hz와 40kHz에서 -3dB 정도입니다. LF 롤-오프는 최대의 게인 설정일 때 15Hz 정도 미세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랜스포머 관련 피크는 600Ω의 출력일 때 12Hz(+1dB)와 25kHz(+3dB)입니다. 높은 임피던스 입력에서 출력 레벨은 대략 1.5dB까지 올라가며 HF 피크는 +4dB까지 증가합니다. 이 두 피크는 게인이 증가하면 차츰 평탄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4dBu 기준 출력에서 마이크의 최소 입력 레벨은 -50dBu였으며 0.05%의 THD가 발생했고, -34dBu 입력으로 +20dBu의 출력이 발생할 때 0.15%까지 THD가 증가했습니다. 최대 입력 레벨(패드 스위치와 최소 게인 설정에서)은 +12dBu에서 0.25%의 디스토션, +15dBu에서는 3%까지 증가해 각각 출력에 +4와 +6dBu의 값이 측정되었습니다. 이 한정된 출력 레벨은 출력단 이전의 앰프의 클리핑에 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대치의 악기 입력 레벨은 크런치한 톤으로 바뀌기 전에 대략 +6dBu 정도이며 +10dBu에서는 2% 정도의 THD가 발생합니다. 입력 패드는 전면 패널의 악기 입력에는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주파수 반응은 -3dB 지점에서 7Hz와 50kHz 사이입니다.

  

REDD를 기념하며

Chandler의 REDD.47은 추앙받던 ‘클래식’의 인상적인 업데이트 버전입니다. 아주 희귀한 장비입니다. 귀중한 EMI 최초의 모듈러 앰프 하드웨어가 현재는 극소수만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의 TG 콘솔을 복각한 Chandler의 다른 클래식 EMI 프리앰프인 실리콘 트랜지스터 TG2 프리앰프와는 아주 다른 특성을 가진 장비입니다.

 

이 표는 출력 레벨이 새추레이트되고 결국 리미트에 걸리는 작동을 보여줍니다. 이전의 표와 비교해보면 어떻게 레벨이 디스토션과 관련되어 작동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점은, REDD.47은 더욱 큰 사운드를 내지만 저역에서는 훨씬 더 부드러운 사운드를 냅니다. 반면, TG2는 더욱 단단하고 ‘꽉 차있는’ 느낌이죠. 두 장비 모두 다이내믹, 펀치감있는 중음역 특성은 공통적이지만 REDD는 고음역에 미세하지만 아주 매력적인 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특유의 빈티지 ‘진공관과 트랜스포머’ 사운드의 특성은 꽤 분명하며 음악적으로 기분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한 가지 장점만 가지고 있는 장비는 아니며 기술적인 성능 역시도 현대의 레코딩 환경에서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뛰어난 사운드에 깨끗하고 섬세하거나 강력하고 색감이 뚜렷한 특성을 아주 잘 표현해주는 다재다능한 장비입니다. 이 장비가 원래 Abbey Road의 클래식 음악 전용의 Studio One뿐만 아니라 팝 세션을 진행했던 Studio Two의 콘솔에도 사용하기 위해 개발되었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만은 않습니다. 

Chandler의 개발자인 Wade Goeke의 새로운 업데이트와 추가 기능은 오리지널 디자인에 대한 지지임과 동시에 더욱 뛰어난 향상을 이뤄냈으며, 이 프리앰프를 현대의 프로덕션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도구로 완성시켰습니다. 누가 싫어할 수 있겠습니까? 문제는 가격이네요. 이 정도 퀄리티의 장비가 싸게 만들어질 수는 없죠. 라인 레벨의 믹스버스에 색채감을 더해주는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2채널 스테레오 장비였으면 더 좋았겠죠. 비록 그런 장비에는 더욱 강력한 입력 패드나 사용자가 조절할 수 있는 설계로 일반적인 컨버터나 인터페이스의 높은 출력을 잘 수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REDD에 대하여

REDD는 ‘Recording Engineering Development Department’(레코딩 엔지니어링 개발 부서)의 약자이며 London, Heathrow 공항근처의 Hayes를 기점으로 1955년 조직된 EMI 자체의 기술 개발/제조 부서였습니다. EMI는 그해 전년도부터 스테레오 녹음을 시작했지만 적당한 장비는 정말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REDD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스테레오 사운드의 ‘Stereosonic’ 스튜디오 믹싱 콘솔이었으며, 당연히 REDD.1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진공관 앰프와 연관 회로로 꽉 찬 2미터 길이의 베이로, 아주 기본적인 형태의 6개 입력단을 가진 패시브 데스크인 REDD.8로 제어되는 장비였습니다. REDD.8은 REDD.1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제작된 것이었으며 나중에는 더욱 진보된 작동 기능을 가진 디자인으로 발전했습니다.

REDD 팀을 이끌던 Abbey Road의 Technical Engineer인 Len Page는 독일의 Carl Lindstroem Gesellschaft(CLG)의 Peter Burkowitz에게 기술을 사사받은 엔지니어였으며 CLG는 Cologne에 위치한 EMI의 독일 협력사였던 Electrola 스튜디오의 기술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Burkowitz는 Electrola 스튜디오를 위해 Siemens V76이 사용된 더욱 진보된 스테레오 콘솔을 제작했으며 이 콘솔은 패시브 페이더와 기본적인 이퀄라이저 기능이 탑재된 고정된 게인 앰프 모듈로 이루어졌습니다. 결국, EMI는 Burkowitz와 계약해 Abbey Road 스튜디오에도 이와 비슷한 콘솔을 제작하도록 했으며 1958년 초에 REDD.1을 대체할 REDD.17이 최초로 등장했습니다.

1950년대는 아주 빠르게 녹음 기술이 발전했던 시기였으며 REDD.17은 비교적 짧은 기간 활약했던 스튜디오 콘솔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콘솔은 이동을 위해 쉽게 해체할 수 있으며 모든 기능이 탑재되어있는 장비였기 때문에 휴대용 스테레오 외부 녹음 콘솔로 오랫동안 더욱 뛰어난 활약을 했습니다.

REDD.17이 등장한 그다음 해, 4-트랙 테입 레코더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으며 또다시 새로운 형태의 믹싱 콘솔이 필요해졌습니다. 그리고 역시, 1958년 8월, Burkowitz/CLG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REDD.37이 등장했습니다. 4-트랙 테입 레코더 본연의 기능 외에도, 새로워진 설계에는 더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끼워넣을 수 있는’ EQ 모듈이 탑재되었으며 이 모듈은 각기 다른 프리셋 베이스와 트레블 전이 주파수를 가지고 있는 ‘클래식’과 ‘팝’ 모듈, 두 종류였습니다. CLG는 REDD.37 콘솔 한 대를 프랑스에 위치한 EMI 소유의 Pathé Marconi 스튜디오를 위해 제작하였고 제작팀은 세 대를 더 만들었습니다. 최초의 프로토타입 콘솔은 London의 Kingsway Hall(고정된 클래식 EQ 설정)로 보내졌고 나머지 두 대(교체할 수 있는 EQ 모듈 슬롯)는 Abbey Road 스튜디오의 One과 Two에 설치되었습니다. 이 두 대의 콘솔이 1964년 1월까지 녹음된 모든 Beatles의 녹음에 사용되었습니다.

REDD.37 콘솔은 모든 채널에 분리된 개별 패시브 LF/HF 톤 기능을 가지고 있었으며 8개의 패시브 Painton 사의 사각 커버 페이더, 팬과 라우팅 컨트롤, 레벨 감쇠기와 관련된 두 개의 에코 센드/리턴 경로를 포함한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현재의 기준에 비하면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당시에는 아주 강력한 최상급의 콘솔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뿌리가 되어 이후의 모든 영국의 믹싱 콘솔은 이 선구적인 디자인의 후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패시브 신호 경로의 핵심적인 게인단은 각각 34dB의 고정 게인 값으로 표기된(약간 개조된 ) Siemens V72 진공관 앰프 모듈이 만들어 낸 것이었습니다. Siemens V72 모듈은 이전의 REDD.17 콘솔에도 사용되었으며 구형 모델인 V76보다 폭이 반이나 작았기 때문에 31개가 필요했던 콘솔에 쉽게 장착할 수 있어 REDD.37에도 가장 이상적이었습니다.

REDD.37의 후계자는 실질적으로 거의 동시에 출연했던 REDD.51입니다. REDD.37이 설치되기도 전인 1958년 말에 거의 동일한 설계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상한 일이지만 최초의 REDD.51 콘솔은 1959년에 제작되었지만 실제로 1963년 중반까지는 Abbey Road Studio Three에 설치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반면, 두 번째 콘솔은 Studio Two로 1964년 1월에 설치되어 이후의 모든 Beatles 녹음에 사용되어 명성을 떨치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콘솔은 이탈리아의 EMI 스튜디오로 보내졌습니다.

일반적인 견해로는 REDD.37과 REDD.51 콘솔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REDD.51이 덜 기계적인 외관에 둥글려진 캐비넷과 더욱 멋진 모습을 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 두 장비의 설계는 기능, 컨트롤, 신호 경로의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같은 콘솔입니다. 이전의 모든 REDD 콘솔에 사용되었던 값비싼 독일제 Siemens V72S 대신 REDD.51은 EMI가 새롭게 개발한 REDD.47 프리앰프 모듈을 사용했기 때문에 비용면에서 훨씬 더 효율적이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새로운 앰프 설계는 새롭고, 더욱 뚜렸한 사운드 특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당시에 녹음된 음악에 명징한 자취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REDD.51 콘솔은 이후의 시대에도 여전히 활약했지만, 대부분은 폐기된 것으로 보이며 현재 남아있는 유일한 콘솔은 London에 위치한 Mark Knopfler 소유의 British Grove Studio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60년대 중반, EMI의 비용 절감을 위한 근시안적인 혁신 전략으로 인해 REDD 부서는 해체되었지만 불과 몇 년 후에 Central Research Laboratories(CRL)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60년대 후반까지 선보인 8-트랙 그리고 16-트랙 테입 머신에는 더욱 확장되고 유연한 기능의 콘솔이 필요했으며 CRL은 1967년, 트랜지스터를 사용하는 콘솔인 TG Series의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1969년까지 모든 REDD.51 콘솔은 TG-Series 콘솔로 교체되었으며 EMI의 진공관 시대의 막을 알렸습니다.


원문 링크: https://www.soundonsound.com/reviews/chandler-limited-redd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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