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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 Interview] 뮤지션이 존경하는 뮤지션, 윤상의 이야기

2021.04.26. Artists

준수한 외모와 음악적 재능을 겸비한 애잔한 발라드 가수에서 강수지, 유희열, 윤종신, 성시경, 아이유, 러블리즈, 등 다양한 가수와 작업하며 세월과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수많은 명곡을 탄생시킨 작곡가로 자리매김한 윤상은 남한예술단 평양공연 수석대표 겸 음악감독이자 오랜 시간 음악을 가르쳐온 교수이기도 합니다. 어느덧 30년이 넘은 음악 활동에도 끝없는 음악적 호기심과 놀라운 실험정신으로 꾸준히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는 뮤지션 윤상을 기어라운지가 인터뷰를 통해 만나봤습니다.



기어라운지 (이하 GL):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윤상: 안녕하세요. 음악 관련 여러 일 들을 하고 있지만, 가장 큰 변화는 올해부터 대학 강의를 중단하고 제 음악을 위해 시간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GL: 1988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계시는데, 처음 음악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윤상: 88년은 제가 작곡가로 가요계에 데뷔했고 첫 앨범은 90~91년 정도로 기억합니다. 어려서부터 워낙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듣는 것이 취미였고, 고등학교 진학 후 밴드를 만들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네요.


GL: 버클리 음대 유학을 다녀오셨죠. 한참 성공 가도를 달리던 와중에 미국으로의 유학을 결심하셨어요.

윤상: 독학으로 음악을 시작했기에 늘 동경하던 곳이기도 했고, 결혼과 동시에 유학을 시작한 셈이라, 시간이 더 지나면 어려울 거란 생각에 떠나기로 했습니다


GL: 하시던 일을 멈추고 유학을 결심하실 때, 한국에서의 경력 단절이나 새로운 시작에 대한 생각으로 두렵기도 하셨을 것 같아요. 

윤상: 그런 걱정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마침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었기에 꼭 필요한 곡 작업은 넷으로 가능할 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웃음)


GL: 당시 미국과 한국의 사운드의 차이는 지금보다 훨씬 컸겠죠?

윤상: 그렇죠. 그런 부분들을 체감할 때 직접 가서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GL: 유학 중에도 음악 활동을 계속하셨어요?

윤상: 많지는 않아도 완전히 쉬었다고 할 수는 없죠. 팀의 <사랑합니다>는 유학 1년 후 잠깐 귀국해서 만든 곡 입니다.


GL: 귀국 후 교직 생활도 꾸준히 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윤상: 작년까지 10년 이상 대학에서 강의를 했죠. 특별한 이유보다 유학 후 보고 느낀 점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저와 다른 세대와 자연스럽게 계속 음악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GL: 3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음악을 하신 만큼 윤상 님에게 영향을 받은 음악인도 참 많을 텐데요, 반대로 윤상 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곡 또는 아티스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윤상: 어려서 처음 마음을 빼앗긴 곡은 Buggles <버글스>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로 이런 레코딩은 어떻게 진행되는 걸까 처음으로 궁금증이 생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ABBA, 비틀즈, Alan Parsons Project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 같은 팝 음악을 대표하는 팀을 좋아했고 정서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GL: 나이, 성별, 장르를 뛰어넘어 여러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하고 계시는데요, 계속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시는 모습이 정말 멋지세요. 여러 아티스트와 소통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세요?

윤상: 감사합니다.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지만, 나이 차이가 크게 날수록 좀 더 말을 아끼려고 노력합니다.


GL: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일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실제 작업을 시작하기까지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아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실 때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으세요?

윤상: 머릿속에서 그려지지 않는 장르는 도전하지 않는 편이지만... 생각해 보니 여러 가지 시도가 있었네요.(웃음) 스타일이 어느 정도 이해되고 사운드 관련 판단이 생기는 장르는 도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GL: 엔지니어 이상으로 사운드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완벽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윤상 님만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윤상: 그렇다고 제가 전문 엔지니어는 아니기 때문에, 역시 시간을 많이 들여 모니터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GL: 프로듀싱하실 때, 리얼 세션과 가상 악기 중 어느 것을 선호하시나요?

윤상: 리얼 세션보다 시퀀싱으로 프로듀싱을 하는 비율이 훨씬 높은 편입니다.


GL: 특별히 즐겨 사용하는 악기나 가상 악기가 있으세요?

윤상: 최근 작업들을 생각해 보면 Spectrasonics <스펙트라소닉스>의 가상 악기들, Logic Pro X <로직 프로 X>에서 제공되는 내장 신스들도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GL: 월드뮤직, 특히 남미 쪽 음악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남미 스타일 음악이 주는 특별한 매력은 무엇인가요?

윤상: 최근엔 한참 즐겨 듣던 시절에 비해 새로운 음악을 찾아 듣는 경우는 많이 줄었고, 처음 마음을 빼앗겼던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생각날 때 듣고 있습니다. 남미 쪽 음악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팝 음악에 비해 좀 더 다양한 리듬이나 클래식한 화성적 요소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GL: 음악 장르에 대한 윤상 님의 생각이 궁금한데요, 요즘 나오는 음악을 장르로 구분하기엔 이미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듯합니다. 

윤상: 동의합니다. 전통적으로 스타일이 요구되는 장르는 존재하지만, 대중음악 신에서 특별히 장르를 구분하는 건 오히려 불필요한 부분이 되어가는 듯 보입니다.


GL: 어렸을 때부터 쭉 음악을 해오고 계시잖아요. 이렇게 꾸준한 창작활동이 가능한 원천이 무엇인가요?

윤상: 전 인연의 힘을 믿는 편입니다.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그 시간을 함께 지날 수 있도록 저와 함께해준 뮤지션들이 있었고 그분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GL: 강수지에서 러블리즈까지 직접 프로듀싱한 많은 여자 가수들이 큰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윤상: 그런 셈이 되었네요.


GL: 아이유가 아빠라고 부를 만큼 친분이 두터우신데, 한 방송에서 TV로 본 아이유의 눈빛이 너무 슬퍼 보여서 그런 이미지에 어울리는 발라드곡 <나만 몰랐던 이야기>를 만드셨다고 하셨어요.

윤상: 지금의 아이유를 보면 아마도 저의 착시 현상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GL: 올해 초 발매된 데이브레이크 <말이 안 되잖아>는 윤상 님의 스타일이 잘 느껴지는 곡인데요. 그 작업기가 궁금합니다.

윤상: 오래전부터 데이브레이크의 팬이기도 했고, 2019년 여름 그들의 콘서트를 다녀온 후 급격히 팬심이 올라와서 지금이 같이 작업할 최적의 타이밍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얼마 후 작사가 김이나 씨의 작업실에서 원석 씨와 함께 만날 기회가 생겨 그날 갖고 있던 데모를 들려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GL: 빈틈없는 구성과 사운드 밸런스로 들으면 들을수록 짙어지는 매력이 있네요. 특히 베이스와 신스가 인상적인데요, 각 악기의 톤은 직접 만드셨나요?

윤상: <말이 안 되잖아>는 제가 보낸 데모 트랙을 모두 데이브레이크의 실제 연주로 바꾼 곡입니다.



GL: 2018년, 13년 만에 재개된 평양공연의 예술단장 겸 음악감독으로 직접 평양까지 다녀오셨어요. 특별한 공연이었던 만큼 편곡, 사운드 등에 더 많은 신경을 쓰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어요?

윤상: 준비할 시간이 너무도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함께한 가수들의 반주를 조용필 선배님의 밴드 ‘위대한 탄생’이 모두 맡아주셨죠. 짧은 연습 기간임에도 완성도 있는 연주를 보여주셔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음악감독으로서 삼지연 관현악단과 함께 연주할 수 있는 편곡도 준비해 갔는데 아쉽게도 협연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사운드는 정두석 엔지니어의 활약으로 방송용 믹스를 마친 후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GL: 2018년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오른 3집 앨범 Cliché 수록곡의 베이스라인을 대부분 Minimoog를 사용하여 만드셨다고 알고 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어요?

윤상: Minimoog <미니무그>는 저의 잇템 이어서 데뷔 후 바로 구매했지만 MIDI 컨버터를 구하지 못해 녹음에 사용하지 못하다가, 3집 앨범을 작업할 무렵 MIDI to CV 컨버터를 갖게 되어 몇 년 치 한풀이를 한 것 같습니다.


GL: 작업실에서 사용하시는 장비가 궁금한데요, KS Digital 스피커를 사용하세요? 

윤상: KS Digital <KS 디지털> 스피커는 기어라운지에서 처음 들어보고 질감이 만족스러워 집 작업실에서 사용하고 있고, 작업을 마무리할 땐 회사 작업실의 Genelec <제네렉>으로 비교하면서 모니터하고 있습니다.


GL: Elektron Digitakt과 TE Pocket Operator도 즐겨 사용하신다고 들었어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윤상: 처음부터 독립된 하드웨어 시퀀서로 작업해서인지, Elektron Digitakt <일렉트론 디지택트>같은 워크스테이션의 진화가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샘플러가 내장된 작은 음악용 컴퓨터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고. Pocket Operator <포켓 오퍼레이터>는 휴대하면서 가끔 아이디어를 넣어두는데 아직 발표한 곡은 없습니다.



GL: 오디오 인터페이스로는 Apollo를 사용하시는군요. UAD 플러그인도 즐겨 사용하시나요?

윤상: Apollo <아폴로>로 교체 후 플러그인의 90% 정도 UAD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GL: 평소에 신시사이저를 비롯한 음악 장비에 관심이 많으신 편이세요?

윤상: 이제는 많이 자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GL: 어떤 점을 고려해서 장비를 선택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윤상: 어떤 기준이 있다기보다,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면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는 편 같습니다.


GL: 발라드, 하우스, 테크노, 아이돌 음악 등 안 해본 장르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음악을 하셨잖아요, 앞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 음악이 있을까요?

윤상: 저의 앨범이 아닌 이상 주어지는 상황에 따라 스타일은 계속 고민해야겠죠. 조만간 제 이야기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 느끼고 있습니다.


GL: 앞으로 계속해서 윤상 님의 멋진 음악을 기대합니다. 오늘 좋은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후배 음악인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윤상: 음악 안에서 꿈을 꾸는 모든 분이 상상했던 현실을 마주할 수 있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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