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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 Interview] 끊임없는 고민과 탐구로 만들어낸 감각적인 사운드, K-Pop을 대표하는 프로듀싱 팀 별들의전쟁 *

2022.12.05. Artists

별들의전쟁 *(GALACTIKA *)은 CHANG과 F R I D A Y.로 이루어진 프로듀싱 팀으로, ITZY, 트와이스, 몬스타엑스, 우주소녀와 같은 수많은 K-Pop 스타들의 음악을 직접 제작해왔습니다. 2009년 데뷔 이후, 감각적이면서도 트렌디한 사운드로 완성된 음악을 통해, K-Pop 씬을 선도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서초동에 새로운 터전을 잡은 크리에이티브 프로덕션 및 뮤직 퍼블리싱 컴퍼니 ‘갈락티카’를 이끌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그들을 기어라운지가 만나봤습니다.



GL: 안녕하세요. GL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한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별들의전쟁 *: 안녕하세요. ‘갈락티카’라는 뮤직 퍼블리싱, 프로덕션 레이블을 운영하면서, K-Pop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별들의전쟁 *입니다.


GL: 작곡, 프로듀싱 팀이니 두 분 역할이 각각 다를 것 같습니다.

별들의전쟁 *: 많은 분들이 알기 쉽게 딱 나누어 이야기하자면 CHANG은 트랙메이커, F R I D A Y.는 탑라이너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그보다 상위 개념인 프로듀싱 영역에서 진행하는 작업이나 논의가 훨씬 많고, 각자의 영역을 크로스오버하기 때문에 주 역할을 프로듀서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아요.



GL: 지난 GLMC22의 마스터로 참여해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셨어요. 마스터클래스와 같은 콘텐츠에 처음 도전하셨는데, 많은 관객들과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들었던 감정이나 느낌이 궁금합니다.

별들의전쟁 *: 말 그대로 ‘재미’가 있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강의 방식으로 진행되는 줄 알고, 조금 딱딱한 분위기일 것 같고 흥미롭진 않았거든요. (웃음) 그런데 생각보다 관객 분들의 적극적인 모습에 놀랐고, 덕분에 재미있게 소통할 수 있었어요. 딱딱하게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강의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자리여서 더욱 좋았습니다. 좋은 자리 마련해주신 기어라운지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GL: 두 분이 학창 시절에 처음 만나셨다고 들었습니다.

별들의전쟁 *: 저희는 중, 고등학교를 경북 구미, 김천에서 다녔어요. 같은 학교를 다니진 않았는데 서로 교집합이 있는 친구가 음악 하는 애가 있다고 서로 소개받으면서 알게 됐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도시에 음악을 진심으로 하는 아이가 별로 없었거든요. 서로의 실력을 체크하겠다고 시내 노래방에서 오디션처럼 만났던 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웃음) 이후에 스무 살을 기점으로 둘 다 상경하면서 자연스럽게 팀을 이루게 됐고, 20여 년 동안 함께 달리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웃음)


GL: 긴 시간 동안 함께 작업하다 보면 이견으로 대립하기도 하실 텐데요.

별들의전쟁 *: 일단은 아주 어릴 때부터 듣고 자란 음악이나 깊은 인상을 받은 아티스트, 프로듀서가 비슷해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음악에 대한 취향이 많이 비슷해요. 그러다 보니 서로의 취향에 아예 반대되는 쪽으로 작업하는 일이 별로 없는 편입니다. 확신이 강한 쪽으로 서로를 믿어주고 밀어준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논쟁으로 답을 찾기도 하죠. (웃음)



GL: K-Pop 문화의 주된 특징 중 하나가 유행에 굉장히 민감하다는 것인데, 유행의 변화에 대응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별들의전쟁 *: 유행이라는 단어에 속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는 말 자체가 함정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물론 현재의 대중이 가지는 생각이나 느낌, 컨센서스 등을 캐치하고 그것들을 음악에 반영해야 하는 건 맞지만, 그 흐름을 고민이나 이해 없이 무작정 따라가다 보면 프로듀서로서의 색깔을 잃기 쉽거든요. ‘지속적으로 갱신되는 고집’ 즉, 자신의 색깔을 가지면서 동시에 대중 속에 섞여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적당히, 유연하게 고집부리면서.

그래서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디깅을 하거나 현재의 유행이 어떤 것인지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습니다. 보통 음악을 YouTube나 Spotify로 많이 듣는데, 저희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연관되는 음악이나 콘텐츠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큐레이션되어 나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흐름을 타게 되는 것 같아요.


GL: 별들의전쟁 *이 프로듀싱한 곡들을 보면 굉장히 빠른 BPM과 공격적이면서도 존재감 넘치는 신스, 샘플들로 가득 차있습니다. 별들의전쟁 *이 추구하는, 혹은 가장 별들의전쟁 *스러운 음악은 어떤 건가요?

별들의전쟁 *: 저희 대표곡으로 많이들 알고 계시는 ITZY의 히트곡들이나, 몬스타엑스와 작업했던 “아름다워”가 만들고 가장 즐거워했던 곡이에요. K-Pop은 전 세계 어떤 장르에서도 보기 힘든 다이내믹함이 장점인 음악이잖아요. 청자가 곡을 듣는 3분 남짓의 시간 동안 지루하다거나 그 시간이 길게 느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듣는 사람이 우리가 의도한 새로움에서 오는 생소한 느낌을 불편해하지 않게 곡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GL: 그동안의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이나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별들의전쟁 *: ITZY와 효린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ITZY의 경우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말 그대로 저희가 즐기면서 작업할 수 있었어요. 아티스트들도 잘 따라와 주었고, 가장 최근에 작업하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얻은 그룹이기도 하고요. 효린은 알고 지낸 지 10년 정도가 되어가는데, 처음 봤을 때부터 실력도 뛰어나고 본인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확실하게 알고 있는 ‘아티스트’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동안 효린을 지켜보면서 그녀가 아티스트로서, 인간으로서 성장해가는 과정이 굉장히 드라마틱하다고 생각했는데 저희에겐 그 모습이 굉장히 멋있게 다가왔습니다.


GL: ‘정교한 곡 구성’, ‘치밀한 사운드 배치’ 등은 별들의전쟁 * 음악의 단골 수식어인데요, 작업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다면요? 

별들의전쟁 *: 앞에서 말씀드린 음악들처럼, 여러 가지 장르나 리듬이 혼합된 곡은 자칫 잘못하면 청자 입장에서 굉장히 혼란스럽거나 불편한 음악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아무리 그런 요소들이 장점인 장르라고 해도, 파트 전환이나 리듬 변화가 너무 뜬금없이 배치되면 누구나 별로라고 생각할 거예요. 그래서 그런 트랜지션 파트에 많은 공을 들이는 편이에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곡을 구성하기 위해서 파트와 파트 사이를 잇고 빌드업하는 ‘연결고리’ 작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그 일관성에 대한 고민이 없으면 그냥 투박하게 잘라다 붙여놓은 누더기 같은 곡이 되기 좋아요.


GL: ‘연결고리’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뮤지션, 프로듀서 지망생들이 곡의 구성마다 일관성을 유지하는 ‘특정 장치’를 형성하는 것에 대해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별들의전쟁 *의 특별한 노하우나 팁이 있나요?

별들의전쟁 *: 저희는 무대를 생각하면서 음악을 만드는 편입니다. 무대에서 아티스트가 어떻게 춤을 추고,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계속 떠올리면서 작업하다 보면 자연스레 파트와 파트를 이어주는 연결점을 만들 수 있어요. 그런 모습들을 떠올리면서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부자연스럽지 않고 의도한 대로 정확한 표현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식이 특정 샘플이 되었든 캐치한 무언가가 되었든 간에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면서 음악의 구성을 잇는 고민을 가장 많이 하고, 여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저희 음악을 들어보시면 다양한 장르와 느낌을 하나로 이어주는 요소들을 분명하게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GL: 별들의전쟁 *의 음악 스타일에 영향을 끼친 아티스트가 있을까요?

별들의전쟁 *: 많은 분들이 계시죠! 그중에서도 유건형, 유영진 선배님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저희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팝 음악을 만들어 낸 맥스 마틴, 다크 차일드나 팀발랜드, 넵튠스 같은 미국의 프로듀서들 보다 어쩌면 두 분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두 분 다 대중이 열광하는 음악을 만들어 낸지 2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아직까지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과연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싶으면서, 존경의 마음이 진짜 우러나옵니다. 고작 10년 남짓 했는데도 진짜 너무 힘들거든요 (웃음) 괴물 같은 선배님들…


GL: 2009년 데뷔 이후 씨스타19, 에이핑크, 몬스타 엑스 등 당시 K-Pop 시장의 성장을 서서히 주도하기 시작한 아티스트들을 프로듀싱하며 그 과정을 직접 지켜보셨는데, 지금의 K-Pop과 당시 K-Pop 프로덕션의 차이가 있다면요? 

별들의전쟁 *: 가끔 이렇게 1세대 K-Pop 아티스트들과 작업했던 일들을 떠올리면 진짜 우리가 K-Pop 씬에서 오랜 시간 활동했구나 싶어요. 동시에, 최근 외국 국적의 탑라이너, 트랙메이커들과 협업을 자주 하는데, 그들로부터  K-Pop의 위상을 듣다 보면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까지 생각이 될 정도죠. 당연히 프로덕션 또한 굉장히 많이 발전했는데, 10여 년 전과 비교해본다면 가장 큰 차이점이 사운드 퀄리티의 비약적인 발전인 것 같아요. Splice를 비롯한 샘플 아카이빙 서비스나, 하드웨어 악기들을 완벽하게 대체해버린 가상 악기의 발전 덕분에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진 것도 사운드 퀄리티 향상에 기여를 한 것 같습니다. 

작곡이나 프로듀싱을 넘어서 산업 전체의 범주로 바라본다면 A&R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한 사람의 감각이나 센스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K-Pop 산업 시스템이 견고해지면서 조금씩 변화해가는 것 같아요. 더욱 쉽게 작곡가와 엔터테인먼트가 소통하고 컨택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GL: 많은 히트곡을 제작한 프로듀서인 만큼 대중의 니즈를 파악하는 포인트가 궁금합니다.

별들의전쟁 *: 어떤 방법으로든 많은 사람들이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이나 느낌을 공감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예전과 다르게 지금은 거의 모든 미디어나 콘텐츠가 양방향으로 소통하며 소비되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같은 걸 보고 즐기며 섞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든 웹툰을 보고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든 대중과 최대한 같이 호흡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대중에게서 영감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GL: 데모 곡 제작 시, F R I D A Y.가 직접 가이드를 녹음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가이드 레코딩 시 특히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나요?

F R I D A Y.: 저희가 특별히 다른 팀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여성 아티스트의 곡들도 남자인 제가 가이드를 하기 때문에 그 경우, 가이드를 듣는 관계자분들이 아티스트의 뉘앙스를 쉽게 떠올릴 수 있게 보컬 스킬의 디테일이나 감정 표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여성을 위한 곡이라고 해도 가이드 보컬보다 곡을 만든 제가 더 잘 알 수밖에 없는 것들이 있으니까, 그런 부분들을 많이 살려서 녹음하는 편입니다. 악보로는 표현하기 힘든 뉘앙스나 디테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GL: GLMC에서 가사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어울리는 보컬라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탑-라인 제작과 작사 노하우가 궁금합니다.

F R I D A Y.: 곡마다 화자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노래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캐릭터를 설정하는 거죠. 예를 들어 ITZY의 “달라달라”를 만들 때, 이 화자는 ‘굉장히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발랄하고 직설적인 화법을 사용하는 캐릭터’ 정도의 설정을 하고 가사와 라인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중심이 되는 컨셉을 미리 설정하고 만들면 메시지나 표현들이 의미 없이 흐트러지거나 일관성을 잃는 일이 줄어든다고 생각해요. 가장 먼저 키워드든 컨셉이든 명확한 하나의 테마를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GL: 가이드 녹음이나 보컬 레코딩을 받을 때 사용하는 장비를 소개해 주세요. 

F R I D A Y.: Antelope Orion 32 /안텔롭 오라이언 32/, Teletronix LA-2A /텔레트로닉스 LA-2A/, Neve 1073 DPA, Solid State Logic SiX /솔리드 스테이트 로직, SSL, 식스/를 사용하고 있고, 마이크는 주로 Neumann TLM-103을 사용합니다. 간혹 U87과 Telefuenken ELA M 251 /텔레펑켄 ELA M 251/을 사용할 때도 있는데, 가이드 녹음의 8할은 특유의 가벼운 느낌이 좋아서 TLM-103을 애용합니다. SiX의 경우 보통 라이브 레코딩이나 서밍용으로 사운드에 색채를 더하는 느낌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SiX의 G-Compressor 사운드가 마음에 들어서 온전히 믹서로 사용한다기보다 이펙트를 거치는 느낌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 번은 굳이 필요한 장비일까 싶어서 SiX를 빼고 레코딩을 했었는데, SSL 사운드 그 특유의 느낌이 사라져서 지금은 메인 장비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Orion의 경우 I/O 옵션이 괜찮은 컨버터를 찾다가 구매하게 되었는데, Antelope 컨버터의 다이내믹 레인지가 너무 좋은 편이라 저희에겐 약간 하이가 강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SSL Sigma δelta /시그마 델타/를 함께 물려서 저희가 원하는 밸런스를 맞춰 사용하고 있어요. 저희 둘 다 Orion 32와 Sigma δelta를 메인 시스템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새로운 스튜디오에 들어올 때 다른 컨버터들을 찾아봤었는데, Orion 32와 Sigma δelata 조합을 대체할 대안을 못 찾고 있어서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웃음)


GL: LA-610 MK2, LA-2A, Apollo 랙 & 데스크탑 등 Universal Audio의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UA는 ITB(In The Box) 방식의 프로덕션 문화를 구축시킨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복각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레코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F R I D A Y.: 메인 작업용 PC 말고 가끔 Mac으로 작업할 때가 있는데, 그때 Apollo /아폴로/나 UAD 플러그인을 많이 사용해요. 아주 어릴 때부터 Universal Audio /유니버설 오디오/의 로고만 찍혀있으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동경하는 고가의 브랜드였는데, 복각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아웃보드들의 색깔을 재현해내는 걸 보고 정말 헛웃음이 날 때가 많았어요. 물론 하드웨어를 100% 따라잡지는 못하지만 몇 배나 싼 가격에 그 색깔을 내는 걸 보면 정말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사용 편의성 면에서는 오히려 소프트웨어 플러그인이 더 좋을 때가 많으니까 그런 측면에서 비교해 본다면 정말 경이로운 발전이죠.



GL: CHANG의 스튜디오에는 하드웨어 샘플러나 신시사이저가 다양하게 세팅되어 있는데, 본인만의 하드웨어 악기 선택 기준이 있나요? 

CHANG: 건반들은 예전 빈티지 악기들의 소리를 잘 구현해 내거나 PCM 계열 기본 소리가 훌륭한 악기 위주로 구입하려고 합니다. 리얼하고 좋은 소리를 가진 가상악기들이 너무나도 많지만 기본적인 악기 구성에서 볼 때, 밸런스나 배음이 실제 하드웨어 악기랑 느낌이 많이 다른 것들이 있기 때문에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GL: 모델링 기술의 발전으로 실제 하드웨어와 매우 유사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가상 악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악기와 가상 악기의 차이를 어떻게 보는지, 어느 쪽을 더 선호하시는지요?

CHANG: 요새는 매우 리얼한 악기 사운드를 가진 가상악기나, 빈티지 악기의 사운드를 정확하게 모델링한 가상악기가 많더라고요. 저희도 많이 써보고 새로 나오는 것들은 구입해서 서로 모니터 해보고 하고 있을 정도로 좋은 제품 많은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가상악기가 하드웨어 악기를 못 따라간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이제는 정말 예전 악기들의 배음이나 그 다이내믹 까지도 잘 표현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Jupiter 같은 경우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를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 너무 편한 건 사실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작업을 할 때에는 Ableton /에이블톤/의 내장 샘플러 중 하나인 Simpler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제가 직접 선택한 샘플을 원샷 소스로 잘라 악기처럼 사용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GL: 요즘은 샘플 플랫폼의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어서, 오히려 샘플을 받아서 사용하는 뮤지션 입장에서 어떤 샘플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샘플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CHANG: ‘우리만의 음악이나 사운드를 만들어내자’라는 것이 사실상 저희가 음악을 하는 데에 있어서 항상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과 같아요.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샘플을 받아쓰든 그대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리샘플링을 통해서 최대한 거부감이 들지 않게 만들어 보려고 항상 몇 시간씩은 노력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플랫폼보다는 어떤 오디오 플러그인을 적용해야 할지 집중하고 있고, 관심 있는 여러 플러그인들을 구입하여 사용해 보고 있습니다.



GL: 많이 사용하시는 플러그인은 어떤건가요?

CHANG: 샘플링뿐만 아니라 사운드를 잡거나, 믹스할 때에 UAD나 Slate Digital /슬레이트 디지털/, Soundtoys /사운드토이/의 플러그인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앞서 F R I D A Y.가 말한 것처럼 정말 하드웨어가 가진 느낌을 정말 잘 에뮬레이션한 제품들이라 생각해요. 가끔 소스에 힘이 부족하다고 생각되거나 약간의 캐릭터를 더하고 싶으면 Chandler Limited /챈들러 리미티드/의 TG2 프리앰프를 사용해서 리샘플링하는 경우도 많아요. 최근 하이브리드 믹스나 소프트웨어 위주로 작업하는 방식이 유행인데, 어느 정도는 하드웨어가 필수적인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스나 소프트웨어가 가진 한계를 하드웨어만의 다이내믹이나 배음을 더해 채우는 방식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GL: GLMC22에서 ZERO : ATTITUDE 작곡 당시, 해당 광고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캔 따는 소리’에 가장 집중하셨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작업하실 때 어떤 포인트에 집중해서 음악을 완성하시는지 궁금합니다.

CHANG: 그 이야기는 곡마다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다르다는 점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야기했었습니다. (웃음) 곡이 가지고 있는 포인트는 항상 다르지만, 보통은 다른 소스들보다는 드럼에 가장 포인트를 주려하고, 어떤 드럼 톤으로 음악을 이끌어 갈지 매번 고민하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GL: Ableton Live를 메인 DAW로 사용하고, 특히 원샷 소스를 Simpler에 넣어 활용하는 것을 즐긴다고 하셨는데, 다른 DAW에 비해 Ableton Live가 가진 장점이 있다면요?  

CHANG: Ableton이 제공하는 기능 중 최고의 장점이라면 샘플을 자연스럽게 컨트롤할 수 있는 WARP 기능과 샘플 히트 포인트 조절이 간편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손쉽게 샘플을 넣어 악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Simpler 또한 장점이라 생각하고요. 원래는 Pro Tools나 Cubase 같은 다른 DAW를 메인으로, Ableton을 Rewire 기능으로 묶어 사용했었는데요, 여러 DAW를 사용하다가 결론을 내린 건, Ableton은 각 DAW들의 장점을 모아둔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해서 메인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다른 DAW에서 구현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있고, 자유롭다는 느낌도 매우 강했어요.


GL: 별들의전쟁 * 음악의 특징 중 하나로, 차핑된 소스가 많다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신시사이저를 연주하는 것과 달리 직접 오디오를 잘라 차핑하는 것은 사운드적인 면에서 전달되는 느낌이 다른데, 별들의전쟁 *의 음악처럼 임팩트 있으면서 간결한 차핑을 제작하는 팁이 있나요? 

별들의전쟁 *: 신시사이저의 느낌과 차핑된 사운드의 느낌이 가장 다른 부분은 샘플 소스가 주는 멜로디의 영감과 일반 신스와 다른 유니크한 텍스처가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곡에서 라인 멜로디를 짜기 전에 소스가 트랙에 붙는 느낌과 이 소스가 트랙에서 어떤 포인트나 배경이 만들어 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해보는 편입니다. 사운드에 가장 고민하면서 접근하는 점이 저희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저희만의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GL: 모니터 스피커로 Kii THREE System을 사용하시는데 Kii THREE 스피커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별들의전쟁 *: Kii THREE /키 쓰리/의 장점은 명확한 중, 고역대 그리고 강하고 정확한 저음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Amphion /암피온/처럼 가감 없이 솔직한 사운드를 있는 그대로 들려주지 않는 스피커라고 볼 수도 있지만, 소리는 개인적인 취향이라 생각합니다. Kii THREE의 사운드가 저희 작업 방식에 맞고, 즐겁게 작업할 수 있는 그런 사운드를 저희의 기준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모든 영역대를 정확하고 명확하게 재생해주는 Kii THREE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는 엔지니어가 아니고 작곡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엔터테인먼트 요소들이 있는 스피커가 좋은 것 같아요. Amphion을 저희 룸에 배치했던 적이 있었는데, 항상 즐겁게 작업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현재 레코딩 룸에 설치된 상태고요, 저희가 항상 신나게 작업할 수 있고 클라이언트들에게도 반응이 좋았던 Kii THREE가 메인 시스템이 되었습니다.


GL: 곡의 구성부터 아티스트와의 소통, 편곡, 레코딩 및 최종 앨범 발매까지, 점점 프로듀서의 역할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K-Pop 프로듀서로서 가져야 할 자세나 갖춰야 할 능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별들의전쟁 *: 프로듀서는 작게는 하나의 곡부터 많게는 앨범 전체를 음악적인 부분에서 총괄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곡의 퀄리티를 올려가는 과정에는 아티스트와 A&R, 레이블과의 협업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대이지만, 곡을 창조해 낸 사람은 본인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항상 최우선으로 생각했으면 합니다.


GL: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음악 장르나 분야가 있나요?

별들의전쟁 *: 저희 음악의 장르를 퓨전 그루브라 명명할 정도로 이것저것 너무 많이 시도해 봐서 안 해본 게 거의 없는 것 같긴 합니다. (웃음) 그런 말도 있잖아요. ‘튜닝의 끝은 순정이다.’ 그래서 오히려 요새는 R&B던 힙합이든, 밴드 음악이든 다른 장르와 섞이기 전, 순정 상태의 장르라고 할까? 그런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3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최대치의 임팩트를 내기 위해서 이것저것 시도하다 보니 조금은 편한 느낌이 드는 음악들이 끌리는 요즘입니다.


GL: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별들의전쟁 *: 올여름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새 스튜디오를 디자인하고 이사하는 작업을 마쳤습니다. 조금 더 다양한 형태의 협업과 새로운 뮤지션들을 발굴하고 영입하고 육성할 계획이에요. 그 계획의 일환으로 GLMC에서 살짝 언급했었던 퍼블리싱 팀이 내년에 꾸려질 예정입니다. 저희 팀 인스타그램(@team.galactika)을 통해 올라올 새로운 프로듀서 채용 포스트를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곡 작업 계획은, 저희가 자주 작업해왔던 아티스트나 앨범 프로듀서를 맡았던 아티스트들의 작업과 릴리즈가 꾸준하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GL: 별들의전쟁 *의 팬 그리고 프로듀서, 작곡가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별들의전쟁 *: 예전보다 작곡가라는 직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탓에 상향 평준화된 시장, 더 치열해진 경쟁 때문에 파고들면 들수록 힘든 직업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런 만큼 많은 작곡가나 프로듀서의 색깔이 어느 정도 획일화된 면이 있어요. 그러한 부분들을 파고 들어서 자신만의 색깔을 갖춘 음악으로 언젠가는 필드에서 뵙길 바라겠습니다. 이왕이면 저희 팀에서 같이 작업할 수 있었으면 더 좋겠습니다. GLMC와 이번 기어라운지 인터뷰를 통해 많은 분들과 소통하게 되었는데, 나중에 만나게 되었을 때 그때의 이야기를 해주신다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남기는 ‘접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폭풍 성장하셔서 앨범 크레딧에서 멋진 이름으로 데뷔할 여러분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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