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Editorials

[LiquidSonics] Cinematic Rooms 리뷰 (by Sound On Sound)

2020.09.21. Review


알고리즘 방식과 컨볼루션 방식이 서로 대척점에 있다는 것이 리버브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입니다. 알고리즘 방식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지만 사실감이 떨어지고, 컨볼루션 방식은 소름끼칠 정도로 사실적이지만 프리셋이 기대기 때문에 사운드 디자인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통하던 이 명제는 이후 두 방식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뜻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알고리즘 방식은 임펄스 응답(IR)을 채택해 사실감을 높였고, 컨볼루션 기술은 디자인의 혁신을 통해 훨씬 유연해졌습니다.

이 과정의 선두에 섰던 사람 중 한명이 Liquidsonics(리퀴드소닉스)의 Matthew Hill(매튜 힐)입니다. 그의 첫 제품인 리버브레이트로 컨볼루션 방식에 새로운 모듈레이션 가능성을 제시한 이후 힐은 그만의 Fusion-IR(퓨전-IR) 기술을 개발해 오늘날 우리가 알고리즘 방식에서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유연한 리버브 사운드 디자인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오늘날에 오기까지 그는 브리카스티 M7의 비공식 복각품인 Seventh Heaven(세븐스 헤븐)과 다재다능한 플레이트 리버브 에뮬레이션인 Lustrous Plates(러스트러스 플레이트)를 출시했습니다.

리퀴드소닉스의 최신작인 Cinematic Rooms(시네마틱 룸)은 컨볼루션의 요소를 품은 알고리즘 리버브로, 두 방식을 융합한 리버브의 정점에 도달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에서는 서라운드와 최대 7.1.6 채널의 멀티채널 포맷 환경을 지원하는 리버브를 제작하려는 힐의 노력이 돋보이기도 합니다.

시네마틱 룸은 맥과 윈도우 OS를 지원하며, VST, AU, AAX 네이티브 포맷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베이직 버전과 프로페셔널 버전 모두 일반적인 서라운드 포맷을 지원하지만, 프로페셔널 버전은 더 많은 프리셋을 제공하며, 서라운드 믹스 환경에서 리버브를 좀 더 섬세하게 다듬을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합니다. 정품 인증에는 iLok 계정이 필요합니다. 시네마틱 룸은 대체로 알고리즘 기반이기 때문에 IR 라이브러리를 위한 넓은 저장 공간이 필요하지 않으며, 200MB의 디스크 공간만을 요합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일정 수준 이상의 고급 기능을 지원하는 알고리즘 방식의 리버브를 경험해 본 사용자라면 시네마틱 룸의 인터페이스는 대체로 익숙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초기 반사음을 잔향과 별도로 조절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컨트롤 파라미터는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초기 반사음 섹션은 가상 공간의 반사율, 확산, 사이즈 등의 컨트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잔향 섹션은 전체 리버브 타임과 프리 딜레이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주파 롤오프와 모듈레이션 역시 일반적인 리버브와 같이 조절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EQ 섹션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이한 파라미터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기 반사음 섹션에 있는 Proximity(근접) 파라미터는 Adjacent(가까운)에서 Far(먼)을 지나 Reverse(역재생)까지의 컨트롤을 제공합니다. 이 파라미터를 사용하면 일반적인 프리딜레이 컨트롤보다 더 사실적이고 미묘한 초기 반사음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잔향 섹션에는 Bloom(개화)이라는 파라미터가 있는데, 리버브의 빌드업이나 온셋에 영향을 미칩니다.



간단명료한

시네마틱 룸을 독특하게 하는 것들 중 하나는 초기 반사음과 잔향음 모두에 탑재된 크로스피드 섹션으로, 프로페셔널 버전에만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 기능은 소스 채널의 리버브가 다른 채널들로 어떻게 퍼지는지를 컨트롤합니다. 레벨, 딜레이, 롤오프 파라미터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 컨트롤들을 통해 사운드 스테이지에서 소스 오디오의 정위감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 프로덕션에서 빛을 발하는 이 기능은 특히 서라운드 사운드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예를 들어, 터널 속에서 시청자에게 다가오는 물체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터널의 리버브가 많이 들리겠지만, 더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서는 물체가 다가오는 방향에서의 리버브가 두드러져야 합니다. 또 다른 예로, 배우가 사운드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는 장면을 연출한다면 리버브의 방향과 소스의 방향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리퀴드소닉스에서 “reverb planes(리버브 면)”이라고 정의하는 개념은 시네마틱 룸 일반 버전과 프로페셔널 버전의 주요 차이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반 버전은 대부분의 서라운드 포맷을 지원하지만, 설정 값이 모든 채널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한계가 있습니다. 많은 경우 일반 버전으로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고, 시네마틱 룸을 스테레오 리버브만으로 사용하는 이용자라면 굳이 프로페셔널 버전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부분입니다. 하지만 돌비 애트모스와 같이 3차원 공간에서의 정확한 정위감을 요하는 포맷을 작업한다면, 사운드 객체가 공간상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것을 구현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천장이 없으며, 길고 폭이 좋은 공간의 소리를 상상해보세요. 바닥으로부터의 초기 반사음을 제외한다면 수직면의 잔향은 거의 없으면서도 좌우의 앰비언스가 전, 후방의 반사음과는 굉장히 다른 성향을 띌 것입니다. 시네마틱 룸 프로페셔널 버전에서는 이와 같은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모든 파라미터는 글로벌 컨트롤로 설정되어 있지만, 모두 개별적인 스테레오 면(좌/우, 후방의 좌/우 등)으로 작동합니다. 모든 파라미터를 글로벌 세팅에서 분리시켜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에, 위의 예시를 사용하자면 가로축 면은 반사도와 근접도 등에서 비슷한 설정값을 가지겠지만, 초기 반사음과 잔향에서 서로 다른 리버브 타임과 밸런스를 가지며, 세로 축은 굉장히 다른 설정값을 가질 것입니다. 각 면은 UI의 우상단에 표시되며, 해당 면에서 연결이 해제된 파라미터의 수를 나타냅니다.

프로페셔널 버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몇 가지가 더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눈여겨 봐야 할 점은 프로페셔널 버전에는 300개 이상의 프리셋이 탑재됐으며, 더 많은 컨트롤을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프로페셔널 버전의 잔향 알고리즘에는 내장 딜레이 라인이 있으며, “Undulation(파동)”이라는 컨트롤이 있는데, 이 파라미터의 구체적인 원리는 모호하지만, 조작할 경우 긴 잔향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들을 수 있습니다. LFO 기반의 일반적인 모듈레이션과는 다른 생동감과 움직임을 들을 수 있습니다.

프로페셔널 버전의 초기 반사음 확산은 부가적인 넓이 파라미터로 확장됐으며, 근접도 컨트롤에는 패턴 세팅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는 “Nonlin U(비선형)” 컨트롤과 함께 반사음을 컨트롤하는 또다른 옵션을 제공합니다. 다양한 딜레이와 근접도 세팅과 더불어, 비선형 파라미터는 리버스 되거나 플랫한 다이내믹 엔벨로프를 가진 자연스럽지 않은 리버브를 자연스럽게 들리도록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실사용

리버브 면의 개념은 심오하면서도 매우 강력하지만, 돌비 애트모스나 3차 이상의 앰비소닉 포맷 등 다채널 믹싱 작업 외에는 사용할 일이 없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음악을 레코딩하고 믹싱할 땐 사용할 일이 없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과연 시네마틱 룸이 음악 작업과 관련이 없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시네마틱 룸은 음악을 포함한 어떤 종류의 믹싱에도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리버브로, 최상의 사운드를 들려주는 알고리즘은 탑재했습니다. 특히, 초기 반사음에 대한 놀라운 디테일은 개발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초기 반사음은 실제 공간의 크기와 모양에 대한 느낌을 주는 가장 중요한 청각적 신호이며, 시네마틱 룸은 지나치게 복잡한 컨트롤 없이 이를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 기능의 장점 중 하나는 앰비언스 등의 짧은 리버브를 만들기 매우 편하다는 점입니다. 많은 플러그인이 이 분야에서 부자연스럽거나 메탈릭한 소리를 들려주는 반면, 시네마틱 룸은 섬세한 공간감과 풍성함을 더해줍니다. 바이패스 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미묘한 사운드를 더해주는 리버브를 원한다면, 시네마틱 룸만한 도구가 없습니다.

시네마틱 룸의 장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최대 45초로 설정할 수 있는 리버브 타임과 무한 리버브로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이 플러그인은 사실감 넘치는 콘서트 공간부터 발할라 리버브 스타일의 거대한 홀까지 모든 것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프로페셔널 버전은 다수의 사실적인 포스트 프로덕션 스타일 룸 등의 작은 공간도 제공합니다. 챔버 카테고리는 음악 믹싱에 영감을 주는 사운드를 많이 탑재하고 있는데, 특히 “Helios Chamber” 프리셋은 실제 리버브 챔버보다도 훨씬 듣기 좋은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다른 플러그인은 절대 소화할 수 없는 말도 안되는 설정값에서도 시네마틱 룸은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리드 보컬에 특수 효과를 주려는 목적이 아닌 이상 절대 비선형 리버브를 사용하지 않지만, 시네마틱 룸의 비선형 리버브 계열 사운드에는 사용할만한 세팅이 여러 개 있습니다. 시네마틱 룸은 또한 모노도 훌륭하게 소화해 내는데, 음악 믹싱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절대 듣기 싫은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리버브의 장점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지저분하고 거칠며, 메탈릭하고 울리는, 대놓고 인공적인 리버브 역시 필요할 경우가 있는데, 저는 시네마틱 룸으로 이런 사운드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세팅 값을 아무리 말이 안되게 뒤틀어도 절대 그런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로우파이 사운드를 원한다면 시네마틱 룸은 답이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의 모든 사운드를 고음질의 하이파이 사운드로 만들고자 한다면, 시네마틱 룸은 어떤 상황에서도 그 임무를 훌륭히 수행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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